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육군 제36사단에서 가진 ‘소형드론·대(對)드론 실증 전담부대’ 지정식에서 ‘50만 드론 전사 양성’을 선언했다. 안 장관은 “단순한 군의 변화가 아니라 개인의 역량 발전과 더불어 국내 산업 및 국가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마중물 역할을 적극 해나갈 것”이라며 군 드론 운용 능력 강화와 드론산업 육성을 병행하는 등 미래전에서 드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올바른 방향이다. 2018년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은 ‘드론봇(Dronbot) 전투단’ 창설식에서 “드론봇 전투체계로 무장한 지상정보단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현존 및 미래의 불특정 복합 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부대로 성장시키겠다”고 했다. 이후 육군은 드론봇 전투단을 중심으로 올해까지 모든 제대에 드론봇 부대를 편성, 공격용 ‘벌떼 드론’을 운용해 적군의 대규모 병력과 차량을 무력화하고, 원거리 표적을 타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드론부대 전력화는 더디게 진행돼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폭형 공격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우 전쟁에서 러시아 군대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낮은 전쟁 수행 능력을 드러낸 결정적 이유는 드론을 포함한 ‘감시정찰 표적획득 정보(ISRTA)’의 부족이었음이 드러났다. ‘드론이 지배한 21세기 참호전’의 저자 정병주 박사는 “러시아는 과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면서 장거리 정찰 및 감시에 주력하고 대부분의 감시자산을 미국 ICBM 요격에 투자한 결과 전술부대, 즉 육군의 최전선에서 실제 보병을 위한 소형 정찰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현대전의 결정 요소로, 드론을 포함한 ISRTA 능력과 관련해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나토군 간의 양적·질적 격차가 전쟁 초기의 전황을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더 이상 드론은 전쟁에서 옵션이 아니라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ISRTA는 게임체인저, 우크라이나 전장의 신(神)이 됐다”고 분석했다.

천종웅 워랩(War Lab)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드론이 전장의 새로운 최강 킬러(Dominant Killer)로 부상, 전장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핵심 전력의 하나로 전환되고 있다”며 “특히, AI 기반 무인 전력의 발전은 작전 개념과 전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며 드론산업 발전을 위한 방산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촉구했다. 천 대표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장에서 드론을 운용한 직후, 전날 수집된 피드백을 기반으로 기술적 보완이 이뤄지고, 당일 야간에 실전 시험 운용을 하는 방식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드론과 AI처럼 빠르게 진화하고 변화의 폭이 큰 기술은 ‘속도’와 ‘유연성’을 본질로 한다. 이러한 기술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군의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 문화 또한 기술의 특성에 맞춰 혁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50만 드론 전사 양성이 성공하려면 훈련 현장과 실전에서의 경험이 기술 개발과 긴밀히 맞물리는 구조,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체계, 실질적 전력화가 병행돼야 한다.

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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