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공정성이 생명이다. 국가의 선거관리 업무는 실질적으로 공정해야 하고, 외견상으로도 공정해 보여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투개표 관리 부실과 내부 채용비리 등으로 국민 신뢰가 밑바닥까지 추락했고, 국회의원 선거 및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사전투표 조작설 등 음모론까지 횡행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로 위철환 변호사를 지명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힘들다.

위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 중에서도 특별히 가까워 ‘밥 친구’로도 불린다. 전남 장흥 출신인 위 변호사는 이 대통령처럼 ‘흙수저’ 출신이면서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내는 등 자수성가형 법조인으로 인정받는다. 대통령실이 “선거를 부정하는 음모론으로부터 민주적 절차를 보호할 적임자”라고 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선 캠프의 본부장,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을 맡았고, 지난 5월엔 ‘이재명 후보 지지 법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이 “선관위 중립성과 독립성을 통째로 흔드는 결정”이라며 반발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

그러지 않아도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6명이 수사를 받고 있거나 수사 대상으로 거명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9일 유정복 인천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이미 오세훈 서울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박완수 경남지사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이런 일이 겹치면서 공정 선거에 대한 신뢰가 더 흔들린다. 중립적 선관위원이 더없이 중요하다. 위 변호사 지명부터 재고하기 바란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2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