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랑합니다 - ‘마라톤 사부’ 전영수 런피플 대표

필자가 작년 10월 마라톤 풀코스 300회 완주를 했을 때 전영수(왼쪽) 런피플 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필자가 작년 10월 마라톤 풀코스 300회 완주를 했을 때 전영수(왼쪽) 런피플 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실상 강제동원된 것이다. 속이 더부룩하여 소화가 안 된다고 하니 달리기를 하면 확실히 나아진단다. 솔직히 긴가민가하면서 따라나섰다. 무조건 달리면 된다니 말이다. 그렇게 시작한 마라톤이 어느덧 20년을 훌쩍 넘겼다. 그 이면에는 나를 처음 달리기에 이끌어준 사부 전영수 대표가 있었다. 일찍이 달리기에 흠뻑 빠져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달리니 어떻게 보면 거의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 달리기에 나를 끌어들인 주인공이다.

사실 학창시절에도 달리기는 나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다른 사람들의 세상이었다. 오죽하면 어쩌다 체육대회에서 10㎞를 달리고 나서는 거의 일주일 동안 계단도 오르내리지 못하고 쩔쩔맸던 기억만 생생하다. 그런데 하물며 42.195㎞의 풀코스라니 말도 안 되었다. 하지만 슬그머니 남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 것이 없겠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연습이라면서 처음에는 10㎞ 대회에 참가해서 달렸다. 사실 무척 힘들었다. 달리기는 거리나 나이와 상관이 없고 연습에 비례하는 운동이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차츰 달리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하프코스를 달리고, 드디어 첫 풀코스마라톤에 도전하게 되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전 대표가 출발부터 옆에서 차분하게 페이스를 맞춰주며 달리는 폼까지 교정해 주고 헌신적으로 나를 이끌어 주는 바람에 그야말로 엉겁결에 첫 완주를 했다. 그것이 2003년 3월 말이었다. 마라톤대회 정보는 물론이고 운동 복장부터 달리기하면서 필요한 음료와 간식까지 전부 챙겨주니 나는 그저 달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도 엄청 힘들다고 투덜대면서 말이다.

전 대표가 달리기를 하면 주로상의 거의 모든 사람이 아는 척을 한다. 잘 뛰지 못하는 나를 데리고 페이스메이커 하느라 천천히 뛰면서도 전혀 핑계를 대지 않고 연습이 게을러서 그렇다며 둘러댄다.

그런 그가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인사 명령에 의해 중국으로 발령을 받게 되면서 달리기는 각자도생으로 제 갈 길을 가야 했다. 다행히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번진 마라톤 붐으로 여기저기 마라톤대회가 열렸고 덩달아 이 대회 저 대회 찾아다니며 달리다 보니 어느덧 풀코스 100회를 넘길 때는 사부보다도 앞지르게 되었다. 100회 완주할 때는 그야말로 대단한 축제가 되었다. 당연히 달리기를 마음속으로만 응원하면서도 달리기는 터부시했던 가족들의 직접 응원과 함께, 사부는 물론, 고등학교 후배들과 동갑내기들도 함께 달려주었다. 또한 그는 중국으로 가기 전에 전국 규모의 러너스 마라톤클럽의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달리기 영화 ‘말아톤’과 ‘페이스메이커’라는 영화에 보조출연까지 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열정과 탁월함으로 어딜 가나 인정받고 부지런한 가운데 달리기만큼은 절대 양보 안 하는 철저한 마라톤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특히 물구나무서기를 자유자재로 하며 달리기로 다져진 건강한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달리기를 시작했고 꾸준히 달리게 되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나다. 사실 나는 그냥 달리기만 한 것이 아니다. 달리기 덕분에 건강도 챙기고 1m에 1원씩 기부하여 100회 때마다 아프리카에 우물을 파주는 좋은 일도 하게 되었다. 어느덧 300회를 넘겼고 이제는 500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 대표는 여전히 그림자처럼 내 곁을 따라 다녀주고 있으니 자랑스럽고 고마운 마라톤 사부다.

정희순(이랜드그룹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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