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곧 석방 수속을 거쳐 11일 낮 귀국 길에 오를 것이라고 한다. 지난 4일 발생한 충격적인 체포·구금 사태가 외견상 긴급 수습되는 것일 뿐, 근원적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한국민이 이번에 느낀 모욕감과 굴욕감은 한미동맹에 간단치 않은 그림자를 남길 것이다. 이 문제로 70년 이상 지속된 혈맹관계의 근본이 무너지진 않겠지만, 지난 일주일간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미 당국의 고압적이고 오만한 행태를 어영부영 넘길 경우, 2002년 미선·효순 양 사태보다 더 심각한 반미 뇌관이 될 위험성도 있다.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한국인 근로자 석방이 명확한 설명 없이 직전에 보류되면서 구금시설 안팎에서 “미국이 도대체 한국에 왜 이러는거냐”는 절규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한국민의 보편적 심경이기도 하다. 6·25전쟁 때 맺어진 혈맹국의 국민을 쇠사슬에 채워 가두는 야만적 행태에 대해 보수 성향 국민도 개탄한다. 미 여론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센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주요 25개국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미국 호감도는 89%로 이스라엘(95%)에 이어 2위다. 이번 사태는 그런 우호 감정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라는 사실부터 미 행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회동 후 “우리 근로자들이 다시 미국에서 일을 하는 데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것을 확약받았다”고 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애당초 우리 근로자에 대한 체포·구금이 잘못된 것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이것만으론 불충분하다. 미 당국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따라야 조지아주를 비롯해 켄터키, 테네시 등에서 공장을 건설중인 우리 기업들이 안심하고 작업할 수 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비자 워킹그룹 구성 문제도 논의됐다고 한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전문·기술 인력 비자(E-2, E-3)에 대해선 인색했다. FTA 체결국인 호주나 싱가포르, 멕시코·캐나다에 비해 한국을 홀대했다. 이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정부 역량에 따라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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