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11일 오전 10시, 코스피가 3325선을 돌파하며 4년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백일 간 23% 올라 주요 20개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SNS에 ‘코스피 새 역사’라는 기사를 공유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급등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완화를 시사한 게 기폭제였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발표할 만큼 중시했다.
코스피는 지난 한 달 동안 반기업적 법안들과 내년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으로 3100∼3200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법인세 최고 세율 인상, 증권거래세 인상과 함께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10억 원으로 내린 게 3대 악재였다. 연말이면 세금 회피성 매물이 쏟아져 주가 급락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닥친 정부는 친시장 쪽으로 급변침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판매 단가 상승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겹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쌍끌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5000’ 공약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국내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뒷걸음질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전 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0.7%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6.2%에서 5.1%로 떨어졌다. 특히 대미 자동차 수출은 28% 급감해 한국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업종들도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 중이다.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미 관세 충격을 이겨내고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는 무엇보다 지난 8월 1일 ‘검은 금요일’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란봉투법 등 반기업 법안들과 세제개편의 충격으로 코스피가 3.88% 폭락했다. 세금 36조 원을 더 거두려다 하루 만에 116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경제의 체온계이기도 한 증시는 투자 심리가 가장 큰 변수다. 지난 100일간 반시장적 실험을 반복하며 갈팡질팡한 정책 혼선은 접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진짜 성장’을 위해서도 친시장 정책의 중요성부터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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