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대학마다 재학생들은 가을 신학기를 맞아 분주하다. 그렇지만 지난달 대학 생활을 마치고 나온 새내기 졸업생들은 벌써 취업이 걱정이다. 선망하는 대기업들은 대부분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을 중심으로 뽑는다. 공채는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LG·신세계·CJ·HD현대 등 두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 시작된 삼성그룹의 하반기 공채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번 채용 규모는 많아야 8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래도 대졸자 등 청년들에겐 가뭄 속 단비 같은 기회다.
청년 취업난은 최악이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 연령층의 취업자와 고용률은 좋아져도, 청년층의 고용 지표는 계속 추락한다. 8월 청년 취업자는 전년보다 21만9000명 줄어 외환위기 때이던 1998년 8월 이후 최저치다. 고용률 역시 1년 전보다 1.6%포인트 떨어진 45.1%에 그쳐 16개월 연속 하락했다. 60세 이상 고용률(47.9%)에 한참 못 미친다. 연령대별 고용 양극화가 갈수록 확대한다.
심지어 오랜 취업난에 아예 취업을 포기한 ‘그냥 쉬었음’ 청년이 급증한다. 20대만 지난달 43만5000명이나 된다. 특히 이 중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40%를 넘는다. 30대로까지 확산해 8월(32만8000명)은 역대 최고치였다. 이로 인한 경제적 비용만 연평균 10조 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가계의 자녀 부양 등 사회적 비용이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청년 일자리가 너무 부족하다. 인구 감소(19만1000명)보다 일자리 감소가 훨씬 더 많다. 구직자 대비 일자리 비율인 구인배수가 8월 0.44에 그쳐 1998년 이후 최저치라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데도 지난 10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합동 대책은 구직촉진수당 인상, 청년 연령 기준 상향(만 34세) 등이 고작이다.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넘고, 내년 예산(728조 원)을 역대 최대로 늘렸지만, 일자리 대책은 별 게 없다. 더구나 정부와 여당은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으로 기존 근로자의 노동권만 크게 강화하고, 기업의 적극 경영을 억눌러 고용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다. 최고의 스펙을 갖춘 청년들에게 줄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되레 파괴하는 꼴이다. 노동만 있고 고용은 없다. 정부의 일자리 대책 공백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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