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40건 중 8건 그쳐
“약취·유인 심각성 더 크게봐야”
등굣길에 경찰 배치
최근 서울 서대문구·관악구, 경기 광명시, 제주 서귀포시에서 잇따라 미성년자 유괴 미수 사건이 발생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최근 1년 새 유괴 미수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의 실형 선고 비율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기관이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 못지않게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문화일보가 대법원 사법정보공개포털을 통해 최근 1년간 진행된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 1심 재판 판결문 40건을 확인한 결과, 가해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건 8건에 그쳤다. 형법 제287조는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유괴가 실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미수범의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하고 있다.
동종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가벼운 처벌로 끝난 경우도 있었다. 경남 함안군 한 등교하던 여학생에게 “따라오면 돈을 주겠다”며 약 200m를 쫓아갔다 기소된 A 씨는, 지난 5월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지난 2023년 추행미수유인죄로 집행유예가 확정된 후, 유예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또 유사한 범행을 했지만 재차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의 한 아파트 앞에서 여자 초등생에게 “강아지를 보러오라”며 피해자를 유인한 B 씨는, 지난 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B 씨도 2011년에 11세 여학생에게 “집으로 부축해달라”고 한 뒤, 강제추행했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최근 발생한 유괴 미수 사건의 경우 피의자들이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학생들을 유인하려다 붙잡힌 20대 남성 3명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삼아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중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지난 9일 서울 관악구에서 학원으로 가던 초등학생의 손을 낚아채려 한 60대 남성도,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태연 태연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최근 사건들은 미수에 그쳤어도 실형이 선고돼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법원이 약취·유인의 심각성을 낮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웅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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