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장관 지시로

다중피해범죄 수사팀 구성

‘본연역할 수행’ 존재감 띄워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 등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인 가운데, 대검찰청이 보이스피싱 등 다중피해범죄 집중수사팀을 구성하고 나섰다. 경찰이 다중피해범죄 수사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중단했던 정례브리핑을 재개하면서, 수사시스템 개편을 앞두고 수사기관 간 주도권 경쟁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지난 10일 보이스피싱·유사수신·다단계 등 다중피해범죄를 집중 수사·총괄하기 위한 집중수사팀을 대검 형사부와 마약·조직범죄부 중심으로 꾸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2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관련 범죄에 대한 신속 수사와 엄정 처리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수사팀장은 김용제 형사3과장(부장검사)이 맡고 검사·수사관 등 12명 규모로 꾸려졌다. 대검은 100억 원 이상 주요 다중피해범죄 사건의 51%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수사팀을 파견해 3∼4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성과에 따라 확대운영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청 폐지가 논의되고 있지만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다중피해범죄를 신속 수사하고,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하는 등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관련 사건이 매년 300∼400건씩 늘어나는 반면 검사 인력은 감소해 처분율이 20∼30% 수준에 머무르다 보니 수사가 장기화하고 있어 민생 다중피해범죄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한동안 중단했던 수사 등 관련 정례브리핑을 오는 16일부터 재개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찰개혁 법안과 공수처법 개정안 등이 추진되면서 공수처 입장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이 민생범죄 집중수사팀 구성, 브리핑 재개 등에 나선 것은 내년 9월 검찰청 폐지 및 중수청·공소청 신설 등 국가 수사시스템이 크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각각 해당 기관의 수사역량 등을 부각하려는 조처로 풀이되지만 자칫 수사권 쟁탈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수사기관 간 업무분장이 명확하지 않아 수사권을 놓고 혼란·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재희 기자, 황혜진 기자
이재희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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