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청 1~8월 단속 결과

 

현지 법인 등 이용해 ‘택갈이’

당국, 저가 수입품 덤핑 대응

관세청이 미국의 관세정책을 회피하기 위한 우회수출 행위 증가를 예상해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중국·베트남 등의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둔갑한 대미 수출이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미국 수출길이 막힌 저가 제품이 한국에 덤핑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동안 제3국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둔갑해 우회수출하려다 적발된 것은 20건, 3569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건수 및 금액이 각각 150%, 1313% 증가했다. 특히 3569억 원의 우회수출 적발 액수 가운데 미국으로 수출을 시도한 것은 3494억 원(98%) 규모다.

적발된 우회수출 사건 가운데 일부는 세관당국의 의심을 피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한국 세관에는 ‘외국산’으로 신고하고 미국 세관에는 허위로 조작한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한 후 ‘한국산’으로 신고해 불법 우회수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산 금 가공제품에 부과하는 고율의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금제품 2839억 원어치(일부 은 제품 포함)의 원산지증명서를 한국산으로 허위로 조작해 미국에 우회수출해 국내 귀금속 가공산업 및 수출기업에 피해를 초래한 7개 업체가 적발됐다.

또 외국 기업이 한국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이용해 국내로 물품을 수입한 후 단순히 포장만 변경하는 택갈이를 이용해 원산지를 국산으로 둔갑한 뒤 미국 등으로 불법 수출한 사례도 적발됐다. 미국 정부에 납품할 수 없는 베트남산 방수포에 대해 택갈이를 통해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미국으로 우회수출한 것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우회수출 행위를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부 무역위와 관세청은 이날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늘어나는 저가 수입품 덤핑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무역위는 덤핑 의심품목을 조사해 덤핑사실과 산업피해 여부를 판정하고 덤핑방지관세율을 산정한다. 관세청은 수입물품의 덤핑거래 여부를 심사해 덤핑방지관세를 징수하고 이를 회피하는 불공정 무역물품을 통관단계에서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무역위 조사·관세청 심사 등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별도로 ‘반덤핑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올해 도입된 우회덤핑 방지 제도에 대해서도 양 기관의 산업·통관정보를 공유해 덤핑방지관세 회피시도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박준희 기자, 구혁 기자
박준희
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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