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1019달러로, 22년 만에 한국(3만8947달러)을 추월했다. 5년 만에 3만 달러대를 넘어섰다. 아시아 네 마리 용 가운데 한국은 싱가포르(9만689달러), 홍콩(5만4107달러), 대만에 이어 꼴찌로 밀려났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대만의 성장세다. 미국이 20%의 고율 관세를 매겼음에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3.1%에서 4.45%로 올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등에 업고 지난달에만 수출이 34% 늘어났다. 한국의 0.9% 저성장과 대조를 이룬다. 기업 위상도 갈렸다. 5년 전 비슷했던 삼성전자와 TSMC의 시가총액은 이제 446조 원 대 1500조 원으로 3배 넘게 벌어졌다.
통화 가치 흐름 역시 엇갈렸다. 대만 달러는 10년 전 달러당 32.6에서 30.28로 강세를 보였지만, 원화는 같은 기간 1190원에서 1394원으로 약세다. 양국 통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면 한국의 1인당 GDP는 4만8911달러에 달할 것이다. 기업 환경 차이도 선명하다. 대만의 법인세율은 20%로 한국(24%)보다 낮다. 2009년 상속세를 50%에서 10%로 대폭 인하한 뒤 자취안지수는 5배 급등했다. 노사 관계도 안정적이다. 노조 조직률은 7%로 한국(13%)보다 낮다. TSMC에는 노조가 없고, 신공정 도입 땐 고강도 업무와 함께 파격적 보상을 제공한다.
재정건전성은 더욱 인상적이다. 대만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12년 39.2%에서 2023년 29%로 낮아졌다. 한국은 34.9%에서 49%로 치솟았다. 지난해 대만은 재정 흑자까지 기록하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한국(AA-)보다 높은 AA(안정적)를 받았다. 반면, 피치는 12일 프랑스의 GDP 대비 114%에 달하는 국가부채를 경고하며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내렸다. 긴축 요구를 거부하고 포퓰리즘에 기댄 대가다. 대만의 길을 따르느냐, 프랑스같이 포퓰리즘 늪에 빠질 것인지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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