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사태 따른 여론 악화에

대통령실 “인권침해 조사중”

유엔총회 회담 불발 우려도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자주통일평화연대 주최로 한·미·일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자주통일평화연대 주최로 한·미·일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미국의 한국인 대규모 체포·구금에 이어 양국 통상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한미 동맹이 경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오는 2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2차 정상회담을 추진해 통상 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5일 오전 브리핑에서 “어느 하나의 방안에 무게를 실어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간’도 협상 조건에 포함해 가장 최적의 지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협상이 장기화하면 국익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는 “외환보유액(에 대한 고려)이나 한국 기업 보호 등의 측면에서 양국의 ‘영점’을 맞춰가는 과정을 볼 때 그 시간 역시 우리 정부의 계산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답했다. 관세 협상의 후속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통령실이 사실상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가 지난 12일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 여부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미진했던 부분은 없는지, 우리 측 요구가 수용되고 개선됐는지에 대해 외교부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구금이라는 돌발 사태에 난제가 수두룩한 통상 협상까지 겹치면서 다음 주로 예정된 유엔 총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을 추진해 교착 상태에 놓인 통상 협상의 합의점 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공식 일정 앞뒤로 정상 양자 회담이나 다자 외교가 펼쳐질 예정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두 23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진행한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풀 어사이드(약식 회담)가 아니라 정식 회담을 통해 ‘미국이 원하는 방식의 직접 투자라면 우리 경제 규모에 맞게 투자 총액을 줄이겠다’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국인 구금 사태를 계기로 국내 반미 시위가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주권당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 대사관 북측에서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와 함께 ‘불법구금 관세협박 전쟁 미국 규탄’ ‘한·미·일 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를 연다. 지난 4일 한국인 근로자 구금사태 이후 서울 일대에서 열린 미국 규탄 시위는 이날까지 5회로 집계됐다.

나윤석 기자, 강한 기자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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