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속 관세협상 교착
美, 3500억 달러 현금 원하면서
무제한 통화스와프 요청은 거절
한·미 정부의 후속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서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미 투자펀드의 수익배분 방식, 농축산물 수입 개방 등 각 쟁점에서 ‘동상이몽’이라 할 만큼 큰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개설해 대미 투자로 인한 대규모 외화 유출 시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려고 하지만, 미 정부는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정부 및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매듭짓지 못한 관세 협상의 ‘빈틈’은 좀처럼 메워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는 내용에 합의했지만, 세부 내용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가 워낙 크다.
대미 투자펀드의 경우 미 측은 미국 내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 배분 방식 역시 일본처럼 투자 원금 투입 시기에는 양국이 5 대 5로 수익을 나누지만 한국이 투자 원금을 회수한 뒤에는 미국이 수익의 90%를 챙기는 방안을 선호한다. 반면 정부는 유럽연합(EU)이 미국과 합의한 대로 보증 및 대출 형식의 투자를 원하고 있다.
미 측은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과 디지털 등 분야에서도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기 관세 협상에서 ‘히트상품’으로 여겨졌던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좌초될 우려도 제기된다. 논의에 진전이 있는 한·미 원자력 협정 관련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나 에너지 분야 투자도 위기에 놓였다.
우리 정부는 달러 기준 직접 투자액을 결국 늘려야 할 상황에 대비해 미 측에 통화스와프 개설을 요청했다. 통화스와프는 유사시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사전에 정한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는 제도로, 외환시장 충격을 방어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유럽중앙은행(ECB·유로화), 일본은행(BOJ·엔화), 영란은행(BOE·파운드화), 스위스국립은행(SNB·스위스 프랑화), 캐나다중앙은행(BOC·캐나다 달러화) 등 5개 중앙은행만 상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정우 기자, 박세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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