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언론현업 4개단체 주최 토론회
민주당 특위 간사 노종면 의원 참석해 발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회가 추진중인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본연의 취지인 ‘억울한 시민 구제’보다 권력자들의 ‘언론 통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학계와 현직 언론인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1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피디(PD)연합회 등 4개 언론 현업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허위정보 배액배상 어떻게 봐야 하나’ 토론회가 열렸다. 민주당이 언론중재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업 언론단체들이 공동으로 대응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다.
이준형 전국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의 발제와 표시영 강원대 교수, 노종면 민주당 언개특위 간사, 이재욱 문화방송(MBC) 기자, 김은지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시사인 기자), 강성훈 한국방송(KBS) 피디, 심석태 세명대 교수의 토론이 이어졌다.
민주당 언개특위는 10월 추석 연휴 전 확정된 법안의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전을 예고하면서도 정작 개정안은 비밀에 부치고 있다. 때문에 이날 참여자들은 “개정안을 보지 못했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이며 토론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민주당 언개특위에 자문위원으로 참여중인 이준형 위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개된 개정 방향성(9월 5일 기준)은 ▷오보와 차별화되는 ‘허위조작보도’를 새롭게 규정하고 ▷악의를 따로 규정치 않고 고의 또는 중과실에 따른 책임 가중만 규정하며 ▷고의/중과실에 따른 기본 손해액을 설정하면서 동시에 보도의 파급력에 따라 증액이 가능하며 ▷권력자도 청구권자에서 제외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표 교수는 개정안에 ‘비방의 목적’이 빠져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용어가 삭제되면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도가 배액배상제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력자 역시도 청구권자가 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비방할 목적이나 악의성과 같은 엄격한 요건을 제거함으로서 공익보도를 제약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YTN 기자 출신의 노 의원은 “권력자, 공인 등이 일률적으로 청구권자에서 배제할 명분이 좀 떨어진다고 본다”며 “가장 극악스러웠던 정권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윤석열 정권 3년 내내 방송통신심의워원회가 40여개의 소송을 언론사를 상대로 걸었지만 결과는 언론사가 전부 승소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현업 언론인들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비롯해 권력자들은 이미 언론 보도에 대한 충분한 반론권을 펼칠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적60분’ 프로그램을 만드는 강성훈 PD는 “대단한 권력자가 아니더라도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언론을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힐 수 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로펌에 대한 탐사보도 이후 제작진은 유튜브 재전송 가처분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민사 소송까지 걸렸다고 했다. 강 PD는 “정당한 보도를 했음에도 피곤하고 지난한 과정을 겪으며 언론이 위축되게 된다”며 “배액배상까지 도입되면 정말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활용하는게 아니라 권력자나 법률지식이 충분한 법조인 등이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도 “첩첩이 있는 지금 규제에 더해 배액배상까지 더해져도 실질적 구제방법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언론은 권력자를 청구권자에서 빼라고 요구하지만 사실상 이 사태가 시작된 기점이 조국 사태인데 민주당이 그것을 수용하겠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토론자들이 준비한 발언이 끝나고 자유 토론이 시작됐지만 두번째 순번 토론자였던 노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이유로 일찍이 이석한탓에 토론회는 현업 언론인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우려를 나누고 공감대를 확인하는 성격으로 마무리됐다.
이민경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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