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AI플랫폼 빠르게 시장장악

토종 검색포털 점유율 뒷걸음질

‘디지털 주권 상실’ 우려 목소리

한국어 인공지능(AI) 모델을 앞세운 해외 플랫폼들의 공습에 국내 검색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초록창’을 상징으로 한때 국내 검색시장의 80%를 차지했던 네이버의 아성이 흔들리고, 유튜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앞세운 구글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질문을 하면 링크를 띄워주는 전통적인 검색 포털과 달리, 원하는 답변을 즉시 정리해 알려주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주목받으면서 검색시장의 판도 자체가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토종 플랫폼의 검색시장 경쟁력 약화가 곧 디지털 주권 상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최근 3개월(6~8월)간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59.9%로 집계됐다. 올해 1~3월(65.3%) 대비 5.4%포인트 줄었다. 반면 구글은 같은 기간 점유율이 26.6%에서 32.8%로 6.2%포인트 늘었다. 네이버는 2010년대 후반까지 상징과도 같은 초록창과 지식인 등 서비스를 기반으로 국내 검색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이후 구글이 스마트폰 기본 앱으로 탑재된 유튜브·플레이스토어 등을 통해 모바일 검색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구글을 포함한 해외 플랫폼들이 생성형 AI를 접목한 검색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점도 토종 플랫폼에는 위협 요소다. 구글은 지난 9일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적용한 검색 기능 ‘AI 모드’의 한국어 버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질문을 세부 주제로 나눠 동시에 여러 검색 쿼리(질문)를 실행하는 ‘쿼리 팬 아웃’ 기술을 적용, 보다 깊고 폭넓은 결과를 제공하고 후속 질문에도 답변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엔진인 ‘빙’도 오픈AI의 GPT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검색 기능 ‘코파일럿’을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빙은 카카오가 운영하는 검색 포털 ‘다음’을 제치고 국내 검색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토종 플랫폼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검색 시 ‘AI 브리핑’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실험 단계다. AI 브리핑이 적용되는 검색은 현재 전체 검색량의 8% 수준에 불과하다. 네이버는 AI 브리핑 적용 검색량을 연내 20% 수준까지 늘리고, 내년에는 ‘대화형 AI 탭’을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시장 진입이 늦은 탓에 이용자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호준 기자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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