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6일 벌어진 야당 간사 부결 문제는 일회성 소동으로 넘기기 힘든 심각한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 다수당의 그런 행태를 확장하면, 야당 소속 간사 및 상임위원장을 ‘다수당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꿀 수 있고, 더 나가면 여당의 ‘2중대 야당’도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동은,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야당 간사로 내정됐던 나경원 의원의 갈등 양상이 돋보이지만 제2, 제3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 의원의 국민의힘 간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쳐 부결시켰다. 각 당 간사는 각 당 의원들의 추천을 추인하던 국회의 오랜 관행이 깨졌다. 야당으로서는 다른 의원을 간사로 추천하기 어렵다. 그것은 2중대임을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야당 간사가 없는 상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 ‘위원회에 교섭단체별로 간사 1명을 둔다’고 규정한 국회법(제50조 1항) 위반이다. ‘간사는 위원회에서 호선하고 이를 본회의에 보고한다’(제50조 2항)는 조항 위반 소지도 크다.
민주당의 1당 독주는 이미 심각한데, 야당 내부의 호선에까지 간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른 상임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간사로 내정된 의원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여당은 수용하는 게 옳다. 나 의원이 2019년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구형받은 것이 결격 사유라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의 선거법 위반 사건 판결을 받은 이 재명 대통령에게도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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