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여권의 공세가 가짜뉴스 확성기 노릇을 자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26명으로 증원 등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안’ 등이 위헌 논란과 사법부 반발로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어느 유튜브가 퍼뜨린 근거 없는 괴담의 확대 재생산에 나선 것이다. 국회의 대정부 질문과 상임위 등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기회를 이용해 ‘아니면 말고’식 의혹을 제기하면서, 신빙성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인 지난 4월 7일쯤 조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건희 씨 모친의 측근 등 4명이 만났다는 제보가 있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선거법 사건이 대법원으로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는 말을 했다는 주장도 소개했다. 이런 주장은 지난 5월 친여권 성향의 한 유튜브가 제보자라며 목소리를 변조해 이를 방송했고, 서영교 의원은 국회 법사위에서 같은 주장을 했다. 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정청래 대표는 사과는커녕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특검 수사를 요구했다.
괴담성 주장이 여당 지도부까지 번지자 조 대법원장은 17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 누구와도 논의한 바 없고 만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다른 당사자들도 일제히 부인했다. 이런데도 여당은 특검수사·탄핵소추를 거론한다.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도둑으로 몰아붙인 뒤 아니라고 하면 수사로 범죄 여부를 밝히자는 것과 다름없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광우병, 천안함 폭침, 사드 전자파, 후쿠시마 핵 폐수 등 온갖 괴담을 퍼뜨리는 데 앞장섰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책임지지 않는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전 의원은 면책특권으로 형사처벌은 피하고, 손해배상 판결이 났는데도 새만금개발청장에 임명됐다. 집권한 뒤에도 ‘가짜뉴스 DNA’는 여전하다. 그러나 그 폐해는 야당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국민이 언제까지 속아 넘어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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