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실세로 불렸던 권성동 의원에 이어 23일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두 사람 모두 특검이 적용한 혐의를 부인하는 데다, 구속영장 발부가 곧 유죄는 아니라는 점에서 유무죄는 앞으로 법정에서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국민의힘과 통일교의 유착 의혹을 더욱 심각하게 볼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국민의힘은 어디서부터 돌파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의 사면초가 처지다. 특검 수사가 계속 확대되고 있음에도 여론조사 지지율은 여당의 절반 언저리에서 맴돈다. 함께 구속된 윤석열·김건희 부부에 대한 동정 여론도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참담한 문제는,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가 대구에서 장외 집회를 시작하는 등 참신한 전략은커녕 방향감각조차 잃어버리고 헤매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 총재에게 적용된 혐의부터 고약하다. 권 의원에게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하고(정치자금법 위반), 김건희 씨에게 목걸이 등 8000만 원대 청탁용 선물을 전달하게 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이다. 종교계 거물이고 고령임에도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그만큼 혐의를 심각하게 본다는 의미다. 2023년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신자들이 대거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했다는 의혹도 점입가경이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 윤상현·김선교 의원 등 3개 특검 수사에 연루된 국회의원만 10명이 넘는다.

야당의 급선무는 국민의 신뢰 회복이다. 야당으로서 비전도 전략도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권 의원부터 자진 탈당해야 한다. 국회에서 주식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여당 의원은 탈당하고, 당은 징계를 검토했다. 오는 24일 피고인석에 선 모습이 공개되는 김 씨와 특검 수사를 거부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결단을 해야 한다. 정교 유착 의혹은 자체 조사를 통해 실태를 밝혀 정면 돌파해야 한다. 신뢰 회복의 첫 단추는 국민 상식에 반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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