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과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은 검찰이 가진 수사·기소권이 세계적 추세에 맞지 않고, 권한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식의 일방적 주장을 펼치면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누는 내용 등을 담은 정부조직개편안을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그런데 둘 다 가진 공수처는 되레 더 강화하겠다는 모순적 행태를 보인다. 검찰보다 더 막강한 수사·기소권을 가진 3개 특검의 기간과 인력을 더 늘린 ‘더 센 특검법’을 23일 발효한 것도 마찬가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이날 김용민 의원 등이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이 개정안은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 중 대법원장과 대법관, 검찰총장 등에 대해선 현재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정치자금법 등으로 제한돼 있는 것을 ‘모든 범죄’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전현희 의원이 낸 개정안에는 국회 증인으로 불출석하는 경우에도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법사위는 여당 단독으로 오는 30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열기로 했는데, 이런 법안이 시행되면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에 대해서도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다. 별건·먼지털이식 수사도 가능해진다. 나아가 공수처 수사 범위와 규모를 확장해 ‘민주당 검찰’로 키울 수도 있다.

일단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겁박 성격이 강하다. 대법원장 청문회가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튀는 결정이라고 하지만, 정청래 대표도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는 글을 올렸다. 괴담에 근거한 청문회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검찰 해체를 주장했던 여당의 자기모순이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기만극과 다름없다. ‘대통령 소속’이라고 할 정도로 견제 장치도 미비한 공수처를 홍위병처럼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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