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청년들에겐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4대 은행의 평균 연봉은 2021년 1억 원을 넘은 이후 매년 올라, 지난해엔 1억1800만 원이나 된다. 일반 직장인의 2배 수준이다. 이런 연봉은 은행들이 정치권으로부터 이자 장사 등 비판을 사는 빌미이기도 하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 회원)이 24일 3년 만에 총파업을 선언했다. 선도적인 주 4.5일제 도입, 임금 3.9% 인상 등을 내세운다. 대표적인 귀족노조가 일은 덜 하고 임금은 더 받겠다고 파업에 나서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4.4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6.5달러)의 80%도 안 된다. 이런 판에 주 4.5일제는 근로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더 떨어뜨릴 게 뻔하다. 중소기업에는 치명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및 근로조건 양극화, 청년 취업난 등이 더 악화할 우려가 크다. 은행의 경우엔 금요일 결제·해외 결제 등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더구나 노동계는 임금 감축 없는 주 4.5일제를 요구한다. 금융노조는 한 술 더 떠 임금 인상까지 내세운다. 국민의 시선이 싸늘할 수밖에 없다. 신입사원 채용을 요구 사항에 끼워 넣고, 하루짜리 파업 선언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파업 규모를 떠나 그런 발상부터 문제다.

이 와중에 고용노동부는 24일 추진단을 출범시키며 주 4.5일제 도입에 시동을 걸었다. 평균 노동시간을 2030년까지 OECD 평균 이하로 줄이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로드맵을 연내에 발표하고 내년엔 시범사업도 추진키로 하는 등 일방 과속 양상이다. 기업 입장에선 미국 관세 대란과 노란봉투법에 이어 부담이 가중된다. 일을 적게 하면 임금을 적게 받고, 일을 많이 하면 임금을 많이 받는 게 대원칙이다. 노동부는 주 4.5일제 속도전보다 이런 원칙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야 줄어드는 노동시간 만큼 청년 채용을 늘리는 잡셰어링도 가능하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해 주 52시간 예외 적용 등 근로 유연화도 병행해야 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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