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논설위원

8·15해방 이후 6·25전쟁에 이르는 시기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분투를 담은 ‘건국전쟁’은 2024년 최대 화제를 낳았던 다큐멘터리다. 개봉 한 달도 되기 전에 관객 100만 명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건국전쟁’ 관람 열풍이 불면서 영화 상영관이 10곳에서 145곳으로 늘어나는 ‘기적’도 일어났다. 그런데 지난 10일 개봉된 ‘건국전쟁 2’의 누적 관람객은 4만 5000명대 수준이고, 전국의 상영관도 30여 곳뿐이다.

김덕영 감독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건국전쟁을 지켜달라’는 호소문을 올렸다. 저녁 시간대에 상영하는 극장이 없어 직장인들이 퇴근 후 관람이 어렵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 글에서 ‘아무리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해도 국민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선택권마저 박탈되리란 예상은 하지 못했다’면서 광고비를 지불한 ‘건국전쟁 2’ 지하철 광고판 철거 명령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지난 22일 한 일간지에는 ‘건국전쟁 2를 볼 수 있는 영화관이 없다’며 상영관 확대를 호소하는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건국전쟁 2’는 조선공산당 지도자 박헌영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자들이 해방정국에서 6·25전쟁에 이르는 기간에 벌인 파괴 행위에 집중하고 있다. 유엔 감시 아래 치러진 1948년 5·10 선거를 막기 위해 남로당원들이 조직적으로 무장투쟁을 벌이며 철도·통신 등 기간 시설을 파괴한 행태나 제주 4·3사건과 여순사건 때 좌파 무장 세력에 의한 양민 학살 실태를 생생하게 담아내 1편보다 완성도가 높다. 특히, 4·3사건 주동자인 김달삼이 제주도에서 5·10 선거를 무력화한 뒤 월북, 영웅 대우를 받은 일과 남로당 세력과 싸우다 희생된 박진경 대령이 학살자로 왜곡된 과정 등이 사료 발굴과 유족 및 관계자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건국전쟁 2’는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조지 오웰의 경구로 시작된다. ‘건국전쟁 2’ 상영관 확보 투쟁은 과거와 미래의 지배권을 둘러싼 싸움의 한 단면일 수 있다. 김 감독은 29일 오후 7시 서울 합정동 롯데시네마에서 ‘건국전쟁 2’ 상영회 및 출판기념회를 갖고 상영관 확보전에 나선다. ‘건국전쟁 2’를 내놓은 뒤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 투쟁을 시작하는 것이다. 건국전쟁이 지난해 같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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