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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식 ‘펑차오’ 시범 운영

경찰역량 강화·해양법 집행 시연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 공안부 장관은 태평양 도서국 장관들을 불러모아 경찰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 6월엔 중국 해경이 태평양 도서국 장관들에게 직접 해양법 집행 시범을 보였다. 중국의 영향력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등 경제 분야를 넘어 치안, 안보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이날 왕샤오훙(王小洪) 공안부장은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에서 열린 제4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경찰 역량 강화 및 협력에 관한 장관급 대화에서 법 집행 및 경찰 업무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엔 중국 해경이 자국의 대형 해양순시선인 ‘하이쉰(海巡) 06호’를 태평양 도서국 장관들에게 공개하며 해양법 집행 능력을 시연했다. 솔로몬 제도에는 중국의 사회주의식 자력 자치 치안 모델 ‘펑차오’(楓橋)가 시범 운영 중이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한 경제 인프라 투자로 태평양 도서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2018년 6월 파푸아뉴기니와의 양해각서 체결로 시작된 일대일로 협력은 피지, 통가, 사모아 등으로 확장됐다. 도로, 병원,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 등 자금과 기술이 지원되고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늘어나면서 2019년 솔로몬 제도와 키리바시는 대만과 단교 후 중국과 수교를 맺어 서구권 국가들을 놀라게 했다.

최근 중국은 경제 협력을 넘어 치안과 안보, 심지어 유사시 군대 파견 가능성까지 논의되는 보안 협정 체결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22년 솔로몬 제도는 중국과 치안 및 경찰 협력 협정을 맺었는데, 협정에 따르면 중국은 인프라 지원, 공안 파견을 비롯해 유사시 군대를 파견할 수도 있어 미국과 호주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해양 안보 협력을 이유로 중국이 지원하는 각종 인프라가 향후 중국군 공해상 활동의 전진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뉴스위크는 중국이 파푸아뉴기니부터 사모아 인근까지 태평양 11개 도서국에 걸쳐 50개 이상의 민간 명목 인프라를 구축해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공항 건설 프로젝트가 26개 포함됐으며 최소 12개 공항은 중국의 최대 군용 수송기인 Y-20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박세희 특파원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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