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발생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시스템 복구율이 10%대 초반에 머물면서 국민 피해가 폭증한다. 국민 불편도 심각하다. 우체국 쇼핑몰 폐쇄로 추석 명절 대목 상품을 날리게 된 소상공인들은 좌절한다. 그간 디지털 정보 시스템의 편리성과 혜택을 당연시 여겼던 사람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그 중요성을 절감한다. 디지털 정부의 민낯도 드러냈다. 진상 규명과 함께 제2, 제3의 재앙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그런 점에서 “13조 원의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 정책 대신, 그 돈으로 대한민국 디지털 인프라를 완전히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제안은 경청할 만하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애초에 지리적 이중화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구와 광주에 분원이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일부 시스템은 개발자도 떠났고, 문서화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며, 심지어 소스코드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구조적으로 잘못 설계된 시스템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화재 문제를 넘어 근원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시의적절한 지적이다.
이번에도 예산 탓을 하며 영세업체에 배터리 교체를 맡기고, 사용 연한이 지난 장비도 바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교체 시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는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온다. 엄정한 조사와 문책은 기본이고,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 대표는 전문가답게 정부 핵심 시스템의 99.99% 가용성과 지리적 이중화를 의무화하는 별도 법안 마련, 매년 정보기술(IT) 예산 30% 이상 시스템 현대화에 의무 배정, 다양한 언어 및 기술을 유연하게 도입할 수 있는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 워크 전면 현대화 등 구체적 정책도 제안했다. 국민 불편과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민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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