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비 엇갈리는 코인거래소
두나무 장중 40만5000원
빗썸은 코인대여 등 논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양대 축이 ‘인수합병’과 ‘규제 압박’이라는 상반된 변수에 흔들리고 있다. 1위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으며 ‘초거대 금융 플랫폼’ 도약 동력을 확보했지만, 2위 빗썸은 금융감독원장 주재 간담회 명단에서 제외되며 규제 리스크가 부각됐다. 성장과 제재라는 상반된 길목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3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는 빅테크와 가상자산 산업이 본격적으로 결합하는 첫 사례로 업계는 업비트가 단순한 가상자산 거래소를 넘어 결제·투자·데이터를 아우르는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본다.
합병 기대감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됐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두나무 주가는 전날 장중 40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2022년 4월 22일(40만7000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나무 주가는 네이버 자회사 편입 계획이 알려진 지난 25일 30만 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튿날 급반등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빗썸은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이날 오후 이찬진 금감원장과의 가상자산 사업자 CEO 간담회 명단에서 빗썸이 제외되면서 시장에서는 ‘당국의 공개적 경고’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빗썸은 최근 코인 대여 서비스와 해외 거래소와의 오더북(주문장) 공유 문제로 자율규제 위반 및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금융 당국과의 갈등이 표면화됐고 결국 금감원장이 직접 주재하는 간담회에서 이름조차 빠지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업계는 이번 갈림길을 단순한 점유율 경쟁이 아닌 산업 재편의 신호로 본다. 금융 당국이 투자자 보호법 시행령과 자율규제 강화를 서두르는 가운데, 업비트가 빅테크와 손잡고 제도권 안착을 앞당길 수 있을지, 빗썸이 규제 리스크를 털어내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판도를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박정경 기자, 조재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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