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달 29일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힌 이후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16, 17일 이틀에 걸쳐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위한 7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한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 이 7건의 법률안은 공직선거법, 교육공무원법(2건), 사립학교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이다. 이들 법률안은 교사의 정당 가입·후원 허용, 정치 활동 허용, 출마 시 휴직 등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백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주된 동향 및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법안 발의의 근거로 제시한다. 그는 OECD 38개 회원국 중 교사에게 투표권 외 대부분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면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캐나다 등 OECD 회원국에서는 교사가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진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 지난 7월에 5개 교원단체가 전국 유·초·중등·특수 교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응답 교사의 98.2%가 ‘교사의 목소리가 국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공무원법 제65조는 정당 가입 및 활동, 정치단체 가입 및 활동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고, 제66조는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정치자금법과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은 공무원의 후원회 가입 및 금전이나 물질로 특정 정당이나 정치 단체 후원을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고,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그 밖에 교원노조법 제3조는 노동조합의 정치적 행위를 일절 금지한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4월 24일 결정(2018헌마551)에서 초·중등학교의 교육공무원이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제65조 1항의 해당 부분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또, 헌재 전원재판부는 2019년 11월 28일 심판(2018헌마222)에서, 공직선거법 제53조 1항 1호는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학생들의 수학권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해 공직선거나 교육감 선거 입후보 시 교직을 그만두도록 하는 것은 교원의 직무 전념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불가피하다고 했다. 선거 입후보를 전제로 한 무급휴가나 일시휴직을 허용할 경우 교육의 연속성이 저해될 뿐 아니라, 학생들이 불안정한 교육 환경에 방치돼 수학권을 효율적으로 보장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확대를 위한 논의는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공론화돼야 한다. 그리고 교사의 정치적 활동은 감수성과 모방성·수용성이 왕성한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과 근무시간을 불문하고 학생들의 인격 형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학부모들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생들의 정치적 편향을 촉발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이규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규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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