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이 65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추석 연휴 4일 등 조업일수를 고려할 경우 일평균 수출은 6% 넘게 줄어들었다. 사상 최대인 166억 달러의 반도체 수출 실적을 걷어내면, 성장 엔진인 수출이 식어가는 조짐이 뚜렷하다. 관세 폭탄을 맞은 대미 수출이 1.4% 감소했고, 특히 자동차(-2%), 철강(-15%) 분야가 두드러졌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관세 부담은 나날이 가중된다.
내수 그림자도 짙어졌다. 13조 원의 소비 쿠폰 덕분에 7월 소매판매액지수가 2.7% 증가했으나, 8월에는 2.4% 하락으로 돌아섰다. 1년 반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일회성 쿠폰은 구조적 소비 개선이라는 경기 마중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문가들 예상대로, 반짝 효과에 그쳤다. 건설업 부진 속에 전산업생산지수도 제자리걸음을 했고, 설비투자는 1.1% 줄었다. 7월의 소비·생산·투자 ‘트리플 강세’가 한 달 새 ‘트리플 약세’로 바뀐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를 경고하며 “기축통화국이 아닌 만큼 신뢰 가능한 재정준칙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도 무리한 정부 지출에 경고음을 낸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는 확장재정 기조를 고수하며 2차 소비 쿠폰을 살포 중이다. 저성장 탈출을 위해 재정 역할이 필요하지만, 현금성 쿠폰 살포 같은 비효율적 정책은 재고해야 한다.
관세 전쟁 속에서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 등 반(反)기업 법까지 폭주한다. 재정을 쏟아부어도 성장 엔진이 식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3% 잠재성장률의 ‘진짜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쿠폰 주도 성장’ 같은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기계적인 재정 투입보다 구조개혁, 규제 완화, 연구개발, 혁신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 역동성을 자극해 성장을 도모할 청사진을 다시 짜야 한다.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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