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인 구달 91세로 별세

 

1957년 아프리카서 연구하다

‘침팬지도 도구 제작’ 첫 발견

 

연300일 각국돌며 “환경보전”

저서만도 30여권이나 출간

 

“희망은 우리 손에 달려 있어

동물 향한 인간 태도 변해야”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자이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가 지난 2004년 6월 독일 마그데부르크 동물원에서 침팬지 나나와 교감하는 모습. 구달 박사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강연 투어 중 91세로 별세했다.  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자이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가 지난 2004년 6월 독일 마그데부르크 동물원에서 침팬지 나나와 교감하는 모습. 구달 박사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강연 투어 중 91세로 별세했다. 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1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생전 한 원주민 부족으로부터 ‘어머니 대지의 자매’라는 이름을 받았던 그는 연구실을 벗어나 현장에서 사람을 설득하고 행동을 촉구한 ‘환경 전도사’로 기억된다.

제인 구달 연구소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구소 설립자인 구달 박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강연 투어 중 자연적 요인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구달 박사는 과학에 혁명을 일으켰으며 지치지 않고 자연 보호와 복원을 옹호했다”고 추모했다.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본머스에서 자란 구달 박사는 어린 시절 ‘타잔’과 ‘닥터 두리틀’ 같은 책에 매료되며 동물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학비 문제로 대학 진학은 좌절됐지만, 1957년 케냐에서 저명한 고인류학자 고 루이스 리키를 만나 영장류 연구에 발을 디뎠다. 탄자니아 곰베 지역에서 야생 침팬지를 관찰한 그는 침팬지가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을 최초로 발견해 1964년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는 포획 개체가 아닌 야생 상태에서 장기간 체계적으로 연구한 첫 사례였다. 이후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방송을 통해 ‘침팬지의 어머니’로 널리 알려졌다.

구달 박사는 학문적 성과를 쌓는 것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희망의 이유: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을 비롯해 3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또 침팬지 보전의 핵심이 서식지 보존임을 깨닫고, 197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소를 설립했다. 1991년에는 아동 환경교육 프로그램 ‘뿌리와 새싹(Roots and Shoots)’을 출범시켜 현재 100여 개국 10만여 명이 참여하는 세계적 네트워크로 성장시켰다. 구달 박사는 생전 매년 300일 가까이 전 세계를 돌며 강연과 활동을 이어가며 90대에도 변함없이 환경 보전을 호소했다. 그는 “희망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가능한 한 가벼운 생태학적 발자국을 남기라”면서 “동물을 향한 인간의 태도를 바꾸고 싶을 뿐이며, 그렇게 해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다”고 강조해왔다.

한편 구달 박사는 1964년 네덜란드 사진작가 휘호 판 라빅과 결혼해 아들을 두었으나 1974년 이혼했고, 1975년 탄자니아 국립공원 관리자 데릭 브라이스슨과 재혼했으나 1980년 사별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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