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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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반유대교 이슈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세계 최고의 미국 대학 하버드가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뉴욕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하버드대 로스쿨의 방문교수가 유대교에서 가장 거룩하고 중요한 날로, 흔히 속죄일이라고 일컫는 ‘욤키푸르’(Yom Kippur) 전날 보스턴 인근의 한 유대교 회당 근처에서 펠릿총(비비탄총)을 발사한 혐의로 행정휴직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를로스 포르투갈 구베아(43) 교수는 지난 수요일 저녁 브루클린 비컨가(Beacon Street)에 있는 템플 베스 시온(Temple Beth Zion) 인근에서 펠릿 소총으로 두 발을 쏜 뒤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쥐를 사냥하려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 로스쿨 졸업생인 구베아 교수는 2008년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는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법학부의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사회·환경 정의를 주제로 하는 브라질의 싱크탱크도 이끌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유대교 신도들이 욤키푸르 예배를 위해 모여 있던 회당 인근에 경찰관 10여 명 이상이 출동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민간 경비원 두 명은 “두 차례의 큰 총성이 들리고 남성이 펠릿총을 들고 있는 것을 봤다”며 구베아 교수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짧은 몸싸움도 벌어졌다고 했다.

구베아 교수는 인근 자택으로 달아났다가 곧 다시 밖으로 나왔으며, 경찰에 체포됐다. 현장에서는 차량 한 대의 유리창이 깨져 있었고, 내부에서 펠릿도 발견됐다. 구베아 교수는 다음 날 법원에 출석해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며, 보석금 없이 석방됐다. 그는 11월 초 다시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수사 당국은 구베아 교수가 회당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펠릿총 불법 발사 ▲무질서 행위 ▲평온 방해 ▲타인 재산 악의적 손괴 등의 혐의가 적용돼 브루클린 지방법원에 기소했다.

하버드 로스쿨 대변인 제프 닐은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구베아 교수를 행정휴직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의 정직 사실은 하버드대 학보 ‘The Harvard Crimson’이 처음 보도했다. 학교 측은 아직 추가 징계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매체는 이번 사건이 유대교 최대 명절 기간 중 발생해 유대인 사회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최근 영국 맨체스터에서는 한 남성이 회당 인근에서 차량으로 행인을 치고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하버드대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확산된 대학가 반유대주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가 유대인 및 이스라엘계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대대적 개혁이 없을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는 정부의 조치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처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양측은 합의 가능성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환 기자
임대환

임대환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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