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네팔 동부 메라피크봉(6476m) 일대에서 구조대가 한국인 등산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네팔전국산악안내인협회(NNMGA) 페이스북 캡처
6일(현지시간) 네팔 동부 메라피크봉(6476m) 일대에서 구조대가 한국인 등산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네팔전국산악안내인협회(NNMGA) 페이스북 캡처

“하산 도중 눈보라에 갇혀 저체온증으로 숨진 듯”

네팔·중국 국경지대에 있는 에베레스트산에서 거센 눈보라로 등산객 수백 명이 고립된 가운데 인근 네팔 봉우리에서 한국인 등산객 1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투어리즘타임스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툴시 구룽 네팔전국산악안내인협회 회장에 따르면 이날 에베레스트산에서 남쪽으로 약 31㎞ 떨어진 메라피크봉(6476m)에서 구조 헬기가 46세 한국인 등산객의 시신을 수습했다.

함께 등산하던 셰르파(등반 안내인)는 해발 약 5800m 지점에서 헬기에 구조됐다.

숨진 등산객은 지난 4일 메라피크 정상 등반을 시도했다 하산하던 도중 눈보라로 현지에 갇힌 뒤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룽 회장은 “등산객은 극한의 추위에 장기간 노출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일 등산객과 셰르파가 실종되자 구조팀은 헬기 등을 동원, 수색에 나섰다.

메라피크는 등반·트레킹의 명소로 정상에서 에베레스트(8848m), 로체(8516m), 마칼루(8465m), 초오유(8203m) 등 고봉들의 웅장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어서 등산객이 몰리는 곳이다.

전날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에 속한 에베레스트산 동쪽 경사면 근처에서도 등반객 수백 명이 고립됐다가 이 중 약 350명이 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근처의 작은 마을인 쿠당(曲當)으로 대피했다고 중국중앙TV(CCTV)가 전했다.

나머지 등반객 200여명도 구조대와 연락이 닿았으며, 구조대의 안내와 도움을 받아 단계적으로 쿠당으로 대피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경절·중추절 연휴를 맞아 중국인 등 등반객이 몰린 가운데 지난 3일 저녁부터 이 일대에 폭설과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많은 인원이 고립됐다.

평균 해발고도가 4200m인 카르마 협곡에는 3일 저녁부터 눈이 오기 시작했으며 4일에는 눈이 종일 이어졌다.

5일 하산해 쿠당에 도착한 여성 등반객 한 명은 로이터에 강수량이 너무 많고 추워서 저체온증을 겪을 위험이 컸다면서 “올해 날씨는 정상이 아니다. 안내인은 10월에 이런 날씨는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눈보라가) 너무나도 급속히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쿠당) 마을로 돌아와서 식사를 했더니 드디어 몸이 따뜻해졌다”며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티베트의 팅그리 지역 관광공사는 에베레스트 근처 구역 진입과 입장권 판매를 5일 중단했다.

박준우 기자
박준우

박준우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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