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곽시열 기자
알래스카에서 번식한 희귀 철새 3만여 마리가 울산 앞바다에서 대거 발견됐다. 울산 해상이 알래스카와 캄차카에서 번식한 새들의 주요한 길목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울산시는 지난 8월 8일부터 9월 6일까지 방어진 동쪽 약 20km 해상에서 국제보호종 등 총 10종 3만 1000여 마리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관찰은 울산 철새동호회인 ‘울산짹짹휴게소’와 ‘울산 새통신원’을 비롯한 전국 탐조인 60여명이 참여한 방어진 해상탐조에서 이뤄졌다. 탐조팀은 알래스카 번식 조류 이동 시기에 탐조에 나서 8월 6회, 9월 2회 등 총 8회에 걸쳐 종과 개체 수를 파악했다.
조사 결과, 먼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자료목록상 ‘취약종(VU)’인 알류샨제비갈매기 약 100마리와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뿔쇠오리 약 50마리가 확인됐다.
또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 준위협종(NT)인 슴새 2만 5000여 마리와 붉은발슴새 1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슴새는 갈매기류와 착각하기 쉽지만 전체적으로 흑갈색이고 머리는 흰색 바탕에 가늘고 검은 줄무늬가 흩어져 있다. 갈매기보다 빠르게 수면 위로 날면서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붉은발슴새는 오스트레일리아 서남부연안,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번식하고 5∼6월 인도양, 아라비아해까지 북상했다가 8월 번식지로 돌아가기 위해 국내 먼 바다를 통과하는 매우 드문 나그네새다.
이와 함께 전남 신안군 칠발도, 구굴도 등지에서 쇠무릎의 번성으로 인해 번식에 어려움을 겪어 개체수가 줄고 있는 바다제비 50마리도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지느러미발도요 3000마리, 북극도둑갈매기 15마리, 긴꼬리도둑갈매기 3마리, 제비갈매기 3000마리가 울산 앞바다를 통과한 것이 포착됐다.
짹짹휴게소는 앞서 지난해 8월에도 울산 동구 동쪽 8km 해상에서 알류샨제비갈매기와 뿔쇠오리 등 국제보호조류 8마리의 이동을 확인한 바 있다.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는 “울산 방어진 해상이 알래스카와 캄차카에서 번식한 조류가 이동하는 주요 길목임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향후 이러한 생태 자원이 해상 탐조 관광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관찰은 2021년 5월 울산 태화강과 울산만(灣)이 국제 철새 이동 경로로 등재된 후 울산이 철새 도래지이자 이동 경로임을 재확인시켰다”며 “향후 조류사파리를 통해 철새관찰기록과 철새탐조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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