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소영 병무청장

“세상엔 미처 채워지지 못한 여백이 있으며, 사회복무요원은 그 여백을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히 채워나가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병무청에서 주최한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자가 자신이 생각한 사회복무요원의 역할을 기록한 내용 중 일부이다. 그는 이 수기에서 여동생이 자폐증을 앓고 있음을 밝히고 특수학교에 복무하며 겪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수학교에서 자폐 학생을 돌보며 자신과 동생의 여백까지도 채우게 됐다는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하면서 누군가의 삶에 따뜻한 온기를 더해주는 사람이 많다. 그중에는 병역의무를 이행하며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성실히 기여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이 있다.

사회복무요원 제도는 사회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공공 분야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2008년에 도입됐다. 현재 전국에는 4만6000여 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복지·보건의료·환경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활동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사회안전망을 든든히 하는 데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

어떤 사회복무요원은 중증장애인 시설에 복무하며 장애인들의 격려와 감사로 복지의 가치를 깨닫고, 사회복지사로 진로를 선택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특수학교에서 복무를 마친 후에도 자발적으로 남아 한 학기 동안 봉사활동을 이어간 사례도 있다. 그는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자신이 받은 유급 봉사료를 복무한 학교에 기부하며 “사회복무요원이자 봉사자로 보낸 2년은 선물 같은 추억”이라고 말하며 병역 이행의 시간을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삼았다.

필자는 병무청장으로 부임하기 이전에 지방병무청에서 다양한 복무 현장을 다니며 사회복무요원을 직접 만나 진솔하게 대화하고 소통한 적이 여러 번 있다. 그때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청년들을 보고는 참으로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곤 했다.

병무청에서는 이들이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히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체험수기 공모전과 사회복무대상(大賞) 시상식을 통해 모범적인 복무 사례를 널리 알리고 성실한 사회복무요원들을 포상, 격려하고 있다. 또, 복무 기관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괴롭힘 방지 제도를 마련하고,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복무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복무요원들의 복무 경험이 저마다의 장래 설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개인의 전공과 적성을 반영해 복무기관에 배치하는 한편, 복무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복무를 마친 청년들의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장병내일준비적금’을 만들어 돕는 경제적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우리 사회의 관심과 손길이 필요한 분야의 부족한 틈을 메우고,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우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병무청은 국가와 사회 곳곳에서 이렇듯 묵묵히 도움을 주고 있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내면서, 이들의 노력과 헌신이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 정책 개발에 더욱더 힘을 기울일 것이다.

홍소영 병무청장
홍소영 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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