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최근 소환 조사한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의 사망과 관련해 “조사가 강압적인 분위기도 아니었고,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의 무도한 수사로 평범한 국민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공세를 높였다.
김건희 특검팀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고인이 된 A씨에 대해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족에 대해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사를 마친 후 담당 경찰관이 A씨를 건물 바깥까지 배웅하며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A씨가 지난 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조사받기 시작해 이튿날 오전 0시 52분께 조서 열람을 마치고 귀가했다”며 “점심·저녁 식사 시간과 3회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검팀은 건물 외부 CCTV에 잡힌 A씨의 귀가 장면을 확보해 강압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간접적 정황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A씨 조사 이전에 다른 공무원을 상대로 A씨의 진술과 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A씨 조사는 이미 확보한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됐고, 새로운 진술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없었으며, 다른 공무원들은 이 사안에 대해 2회 이상 조사받았으나 A씨는 한 차례 조사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또 “현재 유포되고 있는 서면(문서)은 A씨가 사망한 장소에서 발견된 실제 유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A씨의 메모 내용을 공개했다. 장 대표는 “평범한 국민 한 명이 특검의 무도한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특검의 칼날이 국민의힘의 심장을 지나 사법부의 심장을 겨눌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법원장을 몰아내겠다고 하고 있고, 법원을 없앨 것처럼 덤벼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법치주의 국가가 아니다. 국민의 국가도 아니다. 조폭 같은 특검이 미쳐 날뛰어도 모두가 침묵하는 그런 나라가 됐다”며 “독재는 국민의 무관심과 침묵을 먹고 자란다. 국민께 다시 호소드린다. 국민께서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 대표는 A씨가 조사를 받고 나서 남긴 자필 메모를 공개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수모와 멸시에 치를 떨면서 세상이 싫고, 사람도 싫고, 먹는 것도 싫고, 잠도 안 온다는 이 고백은 몇 년 전 제가 중앙지검에서 조사받고 집에 도착해서 느꼈던 감정과 똑같다”며 “그 조사에서 수사했던 검사를 당사 압수수색에서 또다시 마주쳤다”고 했다. 장 대표는 “고인의 진술서 한 장이 무너져내리는 대한민국을 막고, 더 이상의 희생을 막고, 특검의 무도한 망나니 칼춤을 막는 거룩한 희생이 되기를 마지막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권력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민중기 특검을 골라서 임명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진술을 확보했는데 왜 또 불러 모욕주기 수사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민중기 특검은 공무원이 쓴 유서에 대해 ‘사망 장소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며 “유서를 누가 조작이라도 했단 말인가. 이런 잔인한 2차 가해는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A씨가 남긴 메모에는 특검의 강압 수사에 힘들다는 내용과 특검이 양평군수였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할 것을 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편,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5급) A씨는 이날 오전 양평군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사건 의혹은 김건희 여사 모친인 최은순 씨의 가족회사인 ‘ESI&D’가 2011∼2016년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A씨는 2016년 당시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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