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와 연대 다지며 반미 무력시위

정은, 中리창·러 메드베데프와 함께 참석 관측

핵보유국 부각 기회로 삼을 듯…김정은 대미 메시지 주목

2023년 9월 8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정권수립 75주년 민방위무력 열병식을 보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2023년 9월 8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정권수립 75주년 민방위무력 열병식을 보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10일 오후 10시경부터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심야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 중이다.

북한이 열병식을 하는 건 2023년 9월 정권수립 75주년 계기 이후 2년여만이다.

2020년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부터 이번까지 지난 5년간 진행된 8번의 열병식은 모두 야간에 진행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열병식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열병식에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 창건 80주년 축하를 위해 방북한 중국의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열병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북·중·러 정상이 베이징에서 뭉쳤는데 한 달여 만에 평양으로 무대를 바꿔 3국이 다시 연대를 과시한 것이다.

베트남의 최고 권력자 또 럼 공산당 서기장도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향해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열병식을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의 기회로 활용해온 북한이 이번에 새 무기를 선보일지도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개발 중이라고 밝혔던 다탄두 추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함께 핵추진잠수함 등에 탑재할 러시아 기술 모방 신형 전략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극초음속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1마’ 등 신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핵군사강국을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중·러를 비롯한 해외 고위 인사들과 함께 주석단에서 ICBM을 비롯한 핵탄두 탑재 무기체계의 행렬을 지켜보며 열병식을 핵보유국 지위를 부각하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참석 및 주석단 등장 여부도 관심거리다. 주애는 2023년 2월 건군절 75주년 열병식과 그해 9월 북한 정권수립 75주년 기념 ‘민방위 무력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중·러 2인자가 참석한 가운데 주애가 주석단에 등장할 경우 사실상 주애의 후계를 대내외에 공식화하는 의미가 있다.

북한은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로는 TV 생중계를 하지 않고 당일이나 이튿날 녹화중계를 하고 있다. 이번 열병식의 구체적인 내용도 11일 낮 북한의 보도 및 TV 녹화중계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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