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작품·축제 ‘풍성’
문화 갈등 그린 ‘하리보 김치’
인간 경계 탐색 ‘디 임플로이’
연극+영화 형식 ‘아리랑’ 등
지역 예술단체 공연도 즐비
기나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의 복귀. 이에 맞춰 연휴 동안 한 템포 쉬어가던 공연계가 부지런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공연장을 찾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가을, 연극·무용·국악·클래식 등 그동안 접하기 쉽지 않았던 장르의 작품들과 함께 계절의 풍요로움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국내 공연예술축제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10월 16일∼11월 9일)는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 22편의 작품 가운데 주목할 만한 혁신적 작품을 몇 개 꼽아 보자면 먼저 ‘하리보 김치’(10월 16, 18, 19일·대학로극장 쿼드)가 있다. 유럽에서 주목받는 구자하 연출이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퍼포먼스다. 어울리기 어려운 두 단어를 합친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무대 위 ‘포장마차’에는 음식을 매개로 다층적인 문화와 그에 따른 갈등이 펼쳐진다.
이외에도 우주를 배경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색하는 SF 연극 ‘디 임플로이’(10월 24∼26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100대의 장난감 키보드로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도 묘한 공명을 자아내는 ‘100개의 키보드’(10월 22∼23일·TINC) 등이 관객을 기다린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단체들의 작품이 궁금했던 관객이라면 ‘리:바운드 축제’(10월 16일∼11월 16일)에 가봐도 좋을 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지역대표 예술단체 15개 팀이 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서울 각지의 공연장에서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강원 정선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극단 산의 ‘비욘드 아리랑’(10월 22∼23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을 연극과 무성영화 형식으로 무대에 옮겨 관객들로 하여금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다시 생각해보도록 한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를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서울어텀페스타’(11월 12일까지)를 개최한다. 영국의 에든버러와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을 지향하며, 40일간 클래식·무용·국악·연극 등의 기초 공연 및 행사 총 116건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한 클래식 콘서트 ‘라벨과 피아노, 그가 가장 사랑했던 악기’(10월 18일·반포심산아트홀) 등이 눈에 띈다.
흥겨운 축제에 우리 음악이 빠질 수 없다. 20주년을 맞은 국제 공연예술 플랫폼 ‘서울아트마켓’(10월 14일∼11월 9일)에서는 전막 공연은 물론 이자람, 송소희 등 국악계 스타들의 쇼케이스도 즐길 수 있다. 송소희는 경기민요와 일렉트로팝을 결합한 ‘풍류(風流)’(10월 14일·국립극장 하늘극장)를, 이자람은 세계문학을 판소리로 재창작해 큰 인기를 얻었던 ‘눈, 눈, 눈’(10월 15일·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을 준비했다.
전막 공연에는 국악의 현대화에 앞장서는 밴드 악단광칠의 신작 ‘넥스트 저니’(10월 18일·서울남산국악당)가 있다. 광복 70주년이었던 2015년에 결성된 악단광칠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서도민요를 발굴·재창작하고 국악의 현대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세종문화회관은 K-팝 열풍에 이어 국악 열풍을 이끌어 가겠다는 목표와 함께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10월 15∼25일)를 연다. 국악관현악 60주년을 기념해 전국의 국악관현악단이 모였다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 국악관현악의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취지에 걸맞게 중국의 지휘자 쉬쯔준, 독일계 일본인 바이올리니스트 다카시 로렌스 바슈카우 등과의 협연도 함께 이뤄진다.
김유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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