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개장’ 선호도 가장 높지만

노조·중소형 증권사 난색 표명

장중 코스피 급락·환율 급등

장중 코스피 급락·환율 급등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 도중 현황판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영향으로 전거래일(3610.60)보다 60.52(1.68%)포인트 떨어진 3550.08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거래일 종가(1421.0)보다 9.0원 오른 1430.0원에 출발, 지난 5월 2일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동현 기자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논의가 노조 반대와 증권사 간 이해 충돌로 제자리걸음이다. 주식 거래 시간을 현재(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12시간으로 늘리는 안을 두고 대형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입장 차가 극명한 가운데, 거래소가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보다 1시간 더 빠른 ‘7시 프리마켓’ 도입을 꺼내 들었으나 노조 반발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영국 등 글로벌 주요 증시가 이미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하는 추세인데 국내만 ‘논의 중’에 머문다면 해외 자금 유입과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거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거래시간 연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7월 29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정규장 조기화(8:00∼15:30) △프리(08:00∼08:30)·애프터(15:40∼20:00)(호가이전) △프리·애프터(호가미이전) 등 3가지 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정규장 조기화(8시 개장)’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안에 대해 대형 증권사들은 긍정적 입장이나 중소형사들은 “전산·운용 인력의 근무 시간이 새벽으로 당겨지고, 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용이 과중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효율성 대 비용’이라는 현실적 이해관계가 회원사 간 뚜렷하게 엇갈린 셈이다.

이에 거래소는 정규장 개편보다 현실성이 높은 단계별 확대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했다. 1단계로 오전 7∼8시 프리마켓을 신설하고, 2단계로는 정규장·프리·애프터를 통합하는 ‘연속매매 보드’ 전환 방안이다. 이 안은 시스템 변경 부담이 적고, 대체거래소, 글로벌 거래소와의 경쟁 속에서 비교적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노조가 ‘근로환경 악화’를 이유로 거래시간 확대 전면 반대 입장을 고수해 이마저도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노조와의 협상은 모든 안을 열어둔다는 방침이지만 노조, 회원사 간 입장이 다 달라 논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박정경 기자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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