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개장’ 선호도 가장 높지만
노조·중소형 증권사 난색 표명
장중 코스피 급락·환율 급등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논의가 노조 반대와 증권사 간 이해 충돌로 제자리걸음이다. 주식 거래 시간을 현재(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12시간으로 늘리는 안을 두고 대형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입장 차가 극명한 가운데, 거래소가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보다 1시간 더 빠른 ‘7시 프리마켓’ 도입을 꺼내 들었으나 노조 반발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영국 등 글로벌 주요 증시가 이미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하는 추세인데 국내만 ‘논의 중’에 머문다면 해외 자금 유입과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거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거래시간 연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7월 29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정규장 조기화(8:00∼15:30) △프리(08:00∼08:30)·애프터(15:40∼20:00)(호가이전) △프리·애프터(호가미이전) 등 3가지 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정규장 조기화(8시 개장)’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안에 대해 대형 증권사들은 긍정적 입장이나 중소형사들은 “전산·운용 인력의 근무 시간이 새벽으로 당겨지고, 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용이 과중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효율성 대 비용’이라는 현실적 이해관계가 회원사 간 뚜렷하게 엇갈린 셈이다.
이에 거래소는 정규장 개편보다 현실성이 높은 단계별 확대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했다. 1단계로 오전 7∼8시 프리마켓을 신설하고, 2단계로는 정규장·프리·애프터를 통합하는 ‘연속매매 보드’ 전환 방안이다. 이 안은 시스템 변경 부담이 적고, 대체거래소, 글로벌 거래소와의 경쟁 속에서 비교적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노조가 ‘근로환경 악화’를 이유로 거래시간 확대 전면 반대 입장을 고수해 이마저도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노조와의 협상은 모든 안을 열어둔다는 방침이지만 노조, 회원사 간 입장이 다 달라 논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박정경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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