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 전 세제 혜택 목적

서울 9월 매도자 1200명 돌파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주요 지역 매매가가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20년 넘게 주택을 보유한 이들이 대거 주택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중 나올 부동산 추가 규제 발표를 앞두고 세 부담 강화 방안이 지속해서 거론되자, 주택 장기보유세제 혜택을 받아 차익을 실현하고 세 부담을 덜겠다는 수요로 분석된다.

1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상가) 매도자 가운데 20년 넘게 보유한 주택을 매도한 사람은 이날 기준 124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등기정보광장에 데이터가 쌓인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20년 초과 보유주택 매도자 수는 지난 1월 560명에서 6월 1108명으로 상반기에만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후 6·27 대출규제 이후 시장 관망세 속에서도 8월까지 2개월 연속 1100명대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쓰더니 지난달 1200명대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2018년 3월 1124명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추가 규제가 예고되자 집을 오래 갖고 있다가 팔면 양도세의 최대 80%까지 깎아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활용한 차익 실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통상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 기간 1년당 2%, 15년 보유 시 최대 30%가 적용된다. 15년 넘게 주택을 보유한다고 해서 한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1가구 1주택자는 공제율이 더 높아 1주택자가 10년 이상 부동산을 보유하고 2년 이상 실거주했다면 양도차익의 80%까지도 공제받을 수 있다.

15년 초과 20년 이하 보유 매도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월 505명에서 6월 967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7월 1000명대로 올라선 뒤 지난달 1042명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 상승이 가팔라진 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상승 폭은 9월 한 달 동안에만 1주 0.08%에서 2주 0.09%, 3주 0.12%, 4주 0.19%, 5주 0.27% 등으로 계속 확대됐다.

기존 집을 발판 삼아 갈아타려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도 맞물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똘똘한 한 채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는 지표인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9월 126.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소현 기자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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