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군살 빼기’ 속도… “올 계열사 80개로 축소”

카카오가 그룹 계열사 수를 두 자릿수로 대폭 줄이며 내실 경영을 위한 거버넌스 효율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톡(카톡) 개편 직후 안팎에서 제기된 비판을 수용, 오는 4분기 중 기존 ‘친구 목록’이 나오는 방식을 되살리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정신아(사진) 카카오 대표는 13일 공개한 주주서한을 통해 “취임 직후 132개였던 계열사를 1년 반 만에 99개로 줄였고, 연말까지 80여 개로 축소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가 주주서한을 발간한 건 지난해 취임 직후 이번이 두 번째다. 정 대표는 “(거버넌스 효율화는) 인공지능(AI) 시대 핵심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이라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카카오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팎의 위기에 봉착한 카카오는 그간 핵심 사업 부문 집중을 위해 비핵심 계열사 정리를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정 대표가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 사업총괄로 취임할 당시인 2023년 카카오 계열사는 총 142개였다. 이를 대표 선임 시점인 지난해 3월에 132개, 현재는 99개로까지 줄여 2년여 만에 계열사의 약 30%를 감축했다. 정 대표는 또 “재무 체질 개선도 성공적으로 진행,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185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지난달 카톡 개편 직후 제기된 거센 비판과 관련해선 “주주 여러분이 우려하시는 부분에 대해 깊이 유념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해 친구 목록을 재노출할 예정”이라며 “피드 형태는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별도 메뉴나 탭인탭 형태 등으로 올 4분기 내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어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오픈AI와의 협업 서비스 ‘챗GPT 포 카카오’와 온디바이스(내장형) 자체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을 통해 AI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높일 방침이라고도 전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