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때 최대 3.5조 피해
희소금속 31개중 20종 中의존
미국의 관세 정책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로 맞대응하며 세계 양대 경제권 간 마찰이 고조됨에 따라 한국 경제의 긴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미·중을 최대 수출 시장으로 하고 있는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과거에도 양국 무역 마찰에 의한 수조 원대의 경제적 피해 우려가 제기됐던 만큼 이번에도 사태가 격화할 경우 직·간접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지적된다.
13일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한국의 총수출액 5199억 달러 가운데 18.1%인 942억 달러는 대(對)중국 수출에서 나왔다. 또 17.6%인 915억 달러는 대미 수출이었다. 이는 유럽연합(EU)이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같은 경제공동체를 제외한 단일 국가로의 수출 가운데 1·2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따라서 미·중 양국이 관세 정책이나 희토류 수출 규제 같은 무역 마찰을 벌이면 글로벌 교역 축소에 따라 한국도 대중·대미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재임 시절인 2018~2019년에도 미·중은 관세 전쟁을 벌인 바 있다. 2021년 10월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상호 간의 추가관세 조치 영향으로 국내 산업은 적게는 1조9024억 원에서 많게는 3조5846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 내밀고 있는 희토류 수출 규제는 역시 한국 산업계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요소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재관(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에 쓰이는 희소금속 31종 중 20종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의 전체 수입액 중 65%를 중국이 차지했고, 반도체 필수 원재료인 니오븀과 규소는 각각 78%, 63%가 중국에서 들어왔다.
실제로 이 같은 미·중 간 기싸움에 국내 산업계는 유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대미 관세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외국산 자동차 운반선 입항 수수료 등 ‘삼중고’에 처해 있다. 또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기준 수출 실적 50만 달러 이상 제조기업 74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제재에 따른 어려움으로 ‘환율 변동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63.4%·복수응답)’ ‘원자재·중간재 수급(42.4%)’ 등이 꼽혔다.
박준희 기자, 이정민 기자, 최지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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