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현대차 회장 취임 5주년

 

팬데믹때도 공격적 대외행보

13만㎞ 해외 출장 ‘강행군’

 

전동화·고부가 차종 확대전략

도요타·폭스바겐과 3강 굳혀

美 관세·中 도전 대응은 과제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법인(HMIL) 상장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모액은 4조5000억 원으로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법인(HMIL) 상장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모액은 4조5000억 원으로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차그룹 제공

“이제 기업들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시험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세계 완성차 업계의 발전을 주도하는 혁신가로 평가받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취임 5주년을 맞는다.

회장직에 오른 후 ‘게임체임저·혁신 DNA’를 회사의 성장 엔진으로 장착한 그는 현대차그룹을 판매량 기준 세계 3위인 ‘글로벌 프런티어’ 지위에 올렸고,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을 취임 전보다 380%나 성장시켰다.

하지만 세계 최대 완성차 시장인 미국에서 맞닥뜨린 25% 고율 관세와 중국 기업의 거센 도전 등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해마다 지구의 세 바퀴 이상에 달하는 해외 출장을 소화하며 글로벌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혁신과 투자로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취임 전인 2019년 세계 5위(719만7604대)였던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은 2022년 처음 3위에 오른 뒤 지난해(723만1259대)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일본 토요타, 독일 폭스바겐과의 ‘3강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질적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13조8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폭스바겐그룹(10조8600억 원)을 제치고 반기 기준 처음으로 2위에 올라섰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9년 5조6152억 원에서 지난해 26조9067억 원으로 379.2% 성장했다. 전동화·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전략을 통해 현대차·기아 이미지 제고는 물론 영업이익률 또한 3.4%에서 9.5%로 6.1%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신시장 발굴과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정 회장의 공격적인 대외행보와 혁신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2020년 10월 취임 후 14개월간 코로나19 팬데믹을 뚫고 지구 세 바퀴를 훌쩍 넘는 13만7855㎞를 발로 뛰었다. 최근에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비한 현지 공장 설립 및 대미(對美) 투자, 미래 시장인 인도 증시 상장 등을 위해 쉴 새 없이 세계를 누볐다.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 회장을 할아버지 정주영 창업회장,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자동차산업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로 선정했다.

정 회장의 경영철학은 혁신지상주의다. 그는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당시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의 성공 요인에 대해 “혁신은 현대차그룹의 DNA에 내재돼 있고, 앞으로도 우리의 진보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특히 “이 산업에선 진화하지 않으면 뒤처지기 마련”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항상 생각을 달리하고, 변화를 포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향후에 대해서는 “모빌리티의 다음 장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동화에 의해 형성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부과된 25% 관세로 인해 일본·유럽(이상 15%)과의 경쟁이 더욱 어려워지고, 저가공세를 앞세운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교란하고 있지만 정 회장은 ‘위기 속 투자’로 글로벌 톱 티어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77조3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하이브리드차를 18종까지 확대한다.

이근홍 기자
이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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