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현대차 회장 취임 5주년
팬데믹때도 공격적 대외행보
13만㎞ 해외 출장 ‘강행군’
전동화·고부가 차종 확대전략
도요타·폭스바겐과 3강 굳혀
美 관세·中 도전 대응은 과제
“이제 기업들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시험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세계 완성차 업계의 발전을 주도하는 혁신가로 평가받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취임 5주년을 맞는다.
회장직에 오른 후 ‘게임체임저·혁신 DNA’를 회사의 성장 엔진으로 장착한 그는 현대차그룹을 판매량 기준 세계 3위인 ‘글로벌 프런티어’ 지위에 올렸고,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을 취임 전보다 380%나 성장시켰다.
하지만 세계 최대 완성차 시장인 미국에서 맞닥뜨린 25% 고율 관세와 중국 기업의 거센 도전 등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해마다 지구의 세 바퀴 이상에 달하는 해외 출장을 소화하며 글로벌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혁신과 투자로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취임 전인 2019년 세계 5위(719만7604대)였던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은 2022년 처음 3위에 오른 뒤 지난해(723만1259대)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일본 토요타, 독일 폭스바겐과의 ‘3강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질적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13조8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폭스바겐그룹(10조8600억 원)을 제치고 반기 기준 처음으로 2위에 올라섰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9년 5조6152억 원에서 지난해 26조9067억 원으로 379.2% 성장했다. 전동화·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전략을 통해 현대차·기아 이미지 제고는 물론 영업이익률 또한 3.4%에서 9.5%로 6.1%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신시장 발굴과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정 회장의 공격적인 대외행보와 혁신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2020년 10월 취임 후 14개월간 코로나19 팬데믹을 뚫고 지구 세 바퀴를 훌쩍 넘는 13만7855㎞를 발로 뛰었다. 최근에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비한 현지 공장 설립 및 대미(對美) 투자, 미래 시장인 인도 증시 상장 등을 위해 쉴 새 없이 세계를 누볐다.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 회장을 할아버지 정주영 창업회장,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자동차산업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로 선정했다.
정 회장의 경영철학은 혁신지상주의다. 그는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당시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의 성공 요인에 대해 “혁신은 현대차그룹의 DNA에 내재돼 있고, 앞으로도 우리의 진보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특히 “이 산업에선 진화하지 않으면 뒤처지기 마련”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항상 생각을 달리하고, 변화를 포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향후에 대해서는 “모빌리티의 다음 장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동화에 의해 형성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부과된 25% 관세로 인해 일본·유럽(이상 15%)과의 경쟁이 더욱 어려워지고, 저가공세를 앞세운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교란하고 있지만 정 회장은 ‘위기 속 투자’로 글로벌 톱 티어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77조3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하이브리드차를 18종까지 확대한다.
이근홍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