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마린랜드’ 동물원의 벨루가. AP
캐나다 ‘마린랜드’ 동물원의 벨루가. AP

캐나다의 한 동물원이 파산 직전에 몰리면서 이 동물원이 사육하던 벨루가 30마리가 안락사될 위기에 처했다고 BBC방송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있는 동물원 ‘마린랜드’는 재정난으로 문을 닫은 뒤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이 없을 경우, 보유한 벨루가 30마리를 안락사시켜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마린랜드는 벨루가들을 돌볼 여유가 안 된다면서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테마파크에 판매 시도를 했다. 그러나 캐나다 수산부는 중국 테마파크에서 대중오락 수준의 대접을 받을 것이라는 이유로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자 마린랜드가 정부에 벨루가를 돌볼 비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1961년 문을 연 마린랜드는 400ha(헥타르·1㏊는 1만㎡) 이상의 넓은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한때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였으나 최근에는 동물 학대로 논란이 됐다. 지난 2020년 온타리오주 동물 보호 당국이 이 동물원에 대해 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수질 악화로 해양 동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캐나다 언론에 따르면 이 동물원에서 지난 2019년 이후 벨루가 19마리와 범고래 1마리 등 총 20마리의 고래가 사망했다.

지난 2024년에는 작은 우리에 갇혀 물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어린 흑곰 세 마리를 학대하고 방치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논란 속에 마린랜드는 관람객 감소와 재정난에 시달렸으며 올해 봄부터는 동물원 문을 닫았다. 파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주 정부가 개입해 벨루가들을 압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타리오주가 ‘동물 복지 서비스’법에 따라 벨루가들을 돌볼 감독관을 임명하고 이후 시설 소유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조처를 하기를 바란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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