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팀, 태양 질량 ‘2조 배’ 초거대 괴물 은하 찾았다…110억년 전 우주서 온 먼지 속 푸른 빛

국내 천문학자들이 강한 푸른빛을 내며 질량이 태양의 2조배에 달하는 ‘거대 괴물’ 은하를 새롭게 발견했다. 은하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다.

13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천문연을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초대질량 블랙홀을 품은 은하 ‘블루독’(BlugDOG·Blue-excess Dust-Obscured Galaxy)을 발견해 최근 ‘미국 천체물리학회지’에 그 성과가 소개됐다.

천문연은 자체 운영 중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으로 발견한 특이 천체 후보를 칠레 제미니 남반구 망원경으로 후속 분광 관측한 끝에 이 같은 성과를 냈다.

우주 먼지에 가려진 은하는 일반적으로 붉게 보이지만 이번에 발견한 은하는 이례적으로 강한 푸른빛을 내뿜고 있다.

이는 자외선 초과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블루독’(BlueDOG·Blue-excess Dust-Obscured Galaxy)이라 불린다. 이 은하는 약 110억 년 전 우주에 존재했던 천체인데, 해당 시기는 은하와 블랙홀이 가장 활발히 성장하던 ‘우주 정오’시기라 불린다.

이 은하는 질량이 태양의 약 2조 배에 달하며,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140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폭발적인 별 탄생 현상이 일어나 은하의 밝기가 태양의 약 80조 배에 달하는 초고광도 특성을 보인다.

연구팀은 블루독이 푸른빛을 내는 이유로 중심 블랙홀 빛이 모(母) 은하 내부 가스와 먼지에 의해 산란하거나, 은하 내에서 최근 일어난 폭발적인 별 생성 때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 은하가 최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발견돼 ‘수수께끼 은하’로 불리는 ‘작은 붉은 점’(Little Red Dots·LRDs)과 닮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블루독 은하보다 20억 년 앞선 시기의 초기 우주에서 발견된 LDRs 역시 그 안에 강력한 블랙홀 활동과 별 탄생이 공존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은하와 블랙홀의 성장 과정을 잇는 연결 고리를 밝힐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