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한 쓰레기통에서 나온 위조나 납치 등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 여권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캄보디아의 한 쓰레기통에서 나온 위조나 납치 등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 여권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경찰 “캄보디아 협조 원활치 않아”

韓사망자 전수조사 검토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찰이 캄보디아와의 수사 공조가 원활치 않다고 밝혔다. 한국 경찰이 보낸 협조 요청 중 70%는 미회신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 피해 사망자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 대학생 사건과 같은 사망 사례가 경찰에 접수된 게 있느냐’는 질문에 “현지 수사 공조가 쉽지 않다”며 이같이 답했다. 유 직무대행은 “캄보디아는 다른 동남아국에 비해 경찰 간 협조 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외교부 등 관계 당국과 협조해서 계속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1월∼8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캄보디아에 20건의 국제공조를 요청했지만, 실제 회신은 6건(30%)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유 직무대행은 “다음 주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과의 양자 회담에서 캄보디아 내 코리안 데스크 설치 및 현지 경찰의 강력 대응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캄보디아 관계 당국과의 업무협약(MOU) 체결, 인력 파견 규모 논의 등이 필요해 코리안 데스크가 단기간에 설치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근 5년간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한 범죄인은 147명이이다. 2021년 18명, 2022년 26명, 2023년 22명, 2024년 48명으로 급증 추세다.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33명이 송환됐다.

반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변사 사건 통계는 외교부가 관리하고 있어 별도 집계를 하지 않는다고 경찰은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취업 사기 이후 감금을 당했다며 한국 공관에 들어온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에 머물다 올해 1∼8월 330건으로 급증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범죄 대응책으로 코리안 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전담 경찰관) 설치, 경찰 영사 확대 배치, 국제 공조수사 인력 30명 보강 등을 추진 중이다.

유 직무대행은 인터폴 등 국제기구와 함께 캄보디아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8월 8일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대학생 사건이 한국 경찰에 접수된 경위도 공개했다.

지난 8월 사건 발생 이후 한국 경찰청에 변사자 지문 감식 요청이 들어왔고, 8월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긴급 감정 결과를 현지 대사관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에 대한 정확한 위치 정보가 없어서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달 중으로 경찰과 국과수가 현지를 방문해 시신을 부검하고 국내 추가 수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관련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이 10월 내로 가능하도록 캄보디아 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유현진 기자
유현진

유현진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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