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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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사 일일 환율 전망도 1430원대… 정부 이날 구두개입, 약발은 예전같지 않아

대미 3500억 달러 투자 등 원화 가치 하락 요소 곳곳에 산재…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당분간 이어질 듯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외부적 요인으로 외환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향후 원·달러 환율이 1400대에서 장기간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요구 등 악재들이 원화 반등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개입 마저 제약되며 ‘1달러 = 1400원’이 이미 뉴노멀화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1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30원대로 뛰었다.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1430.0원으로 출발한 뒤 1434.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434.0원은 지난 5월 2일(144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후 들며 환율은 조금 내려 1420대 후반에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이같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약세)은 미·중 무역전쟁 우려 확대에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된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다음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천명한 후, 그 영향이 월요일 국내 증시 및 외환시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이같은 원화 약세가 일시적이 아니라 상시적일 것이란 시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 사태 장기화에다, 미·중 무역갈등도 이제 본격화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미 관세협상도 표류하고 있어 외환시장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미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요구가 워낙 강경해, 원화 약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 국내 외환시장이 열리기 전 주요 금융사에서도 원·달러 환율을 1430원대까지 전망하기도 했다. KB 국민은행은 이날 일일 원·달러 환율을 1423~1435원으로, 우리은행은 무역전쟁 리스크 재부상에 1430원 상향 돌파를 예상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최근 글로벌 ‘강(强)달러’ 영향에 대해 “미국 내 요인보다 프랑스 및 일본 등 주요국의 정치적 이슈 등 ‘미국 이외 요인’ 비중이 크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석은 결국 이들 미국 이외 요인들이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만큼 강달러가 지속될 수밖에 없고, 결국 원화 약세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과거처럼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 역시 원·달러 환율 1400원대 고착화의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기획재정부·한국은행은 “외환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구두개입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중순 이후 1년 6개월 만인데, 이같은 개입에도 원·달러환율은 1428원대에서 횡보할 뿐, 추가 하락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한·미 환율협상 등의 이유로 앞으고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더욱 제한적일 것”이라며 “구두개입도 지금의 원·달러 환율 급등세를 진정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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