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 정세영 기자
“가을 야구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이긴다.”
야구계에서 유명한 속설이다. 프로야구 삼성의 에이스 원태인이 이번 가을 자타 공인 ‘미친 투수’다.
원태인은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2025 신한 쏠(SOL) 뱅크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2이닝 동안 5안타 1실점하고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원태인의 투구수는 105개. 탈삼진은 5개를 뺏어냈다. 인천 적지에서 1승 1패를 만들고 대구로 넘어 온 삼성은 이날 3차전 승리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원태인은 올 가을 압도적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원태인은 이날 호투로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3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의 호투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은 “원태인이 포스트시즌에서 우리 팀을 살렸다. 투구수도 많은데 7회까지 올라가겠다는 팀에 대한 헌신과 희생정신을 보였다. 감독으로서 고맙다. 큰 경기에 확실히 푸른 피의 에이스답게 삼성을 살려줬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3차전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원태인은 경기 뒤 “엄청 중요한 경기였다. 우리가 끝내기 홈런으로 분위기를 빼앗기고 온 상황에서 더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이길 수 있어서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또 원태인은 “오늘 이기면 우리에게 기세가 완전히 온다고 생각했다. 꼭 이기고 싶었는데 이렇게 돼서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을 두고 “코치님이 의사를 물어봤을 때 (강)민호형한테 바로 갔다. ‘제가 던지는게 맞습니까’라고 하니, ‘지금 공 너무 좋다. 맞아도 너가 맞아라, 너가 던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그래서 ‘올라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원태인은 이날 ‘시즌 최다 투구수’를 던졌다. 원태인은 “여기서 더 보여주려면 완투, 완봉 정도 해야 할 것 같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두 번 했는데, 투구 수 대비 이닝을 크게 가져가진 못한 거 같다”면서 “아무래도 단기전은 실투 안 던지기 위해서 더 신중하게 던지려는 마음이 크다. 지금은 안 맞아야 되니깐 신중하게 던지면서 투구 수가 많아진다. 그렇게 되더라도 점수 안 주는 게 첫 번째”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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