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1995년 대한민국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모래시계’. 여주인공 고현정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던 보디가드 이정재는 죽도(竹刀)를 휘두르며 그녀를 끝까지 지켜내다 끝내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수많은 시청자의 가슴을 울린 이 장면은 검도가 지닌 매혹적인 이미지와 맞닿아 있었다.
한때 귀족 스포츠로 여겨졌던 검도는 이제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검도는 단순한 기술보다 정신 수양과 도(道)를 중시한다. 체급 구분이 없고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수련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합을 내지르며 머리와 손목, 허리를 치는 동작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검도의 도복은 짙은 청색이나 흰색이 일반적이다. 일본 사무라이 복장에서 유래한 헐렁한 상·하의로 구성된다. 도복 위에는 네 가지 호구(護具), 즉 얼굴을 가리는 호면(護面), 몸통을 지키는 갑(甲), 허리를 보호하는 갑상(甲裳), 팔과 손목을 지키는 호완(護腕)을 착용한다. 무기는 크게 죽도, 목검(木劍), 진검(眞劍)으로 구분한다.
검도의 기원을 두고는 논란이 있다. 검도는 일본에서 시작됐을까. 흔히 검도가 일본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면 한국 전통 무예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기록에 따르면, 백제 장군이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군사들에게 가장 먼저 검술(劍術)을 가르쳤다는 전승이 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검술의 전통이 크게 이어지지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이를 계승해 지금의 스포츠 형태로 발전시켰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 검도의 뿌리에는 한국 전통 검술이 깊숙이 배어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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