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모합니다 - ‘민족의 큰 별’ 고당 조만식 <상>

1992년 10월 20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세워진 고당의 두 번째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인사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고당기념사업회 제공
1992년 10월 20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세워진 고당의 두 번째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인사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고당기념사업회 제공

2025년 10월 18일, 이날은 고당 조만식(사진) 선생의 순국(殉國) 75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선생께서는 1883년(고종 20년) 2월 1일 평안남도 강서(江西)에서 출생하셔서 1950년 10월 18일 순국하실 때까지 전 생애를 오로지 조국을 위한 애국·애족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조국의 독립운동으로, 광복 후 소련군정(蘇聯軍政)하에서는 반탁운동(反託運動)으로 몸과 마음을 바치셨습니다.

고당 선생의 유소년 시절은 나라의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1889년(고종 26년) 함경도 길주(吉州), 전라도 전주(全州)·광양(光陽), 경기도 수원(水原), 강원도 정선(旌善)에서 민란(民亂)이 일어났는데, 연이어 그 이듬해에도 경상도 함창(咸昌), 강원도 고성(高城), 황해도 평산(平山), 함경도 덕원(德源)·회령(會寧), 평안도 성천(成川)·강계(江界) 등으로 그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1894년(고종 31년) 2월에 전라도 고부(古阜)에서 군수의 탐학에 항거하는 동학농민봉기가 일어났는데, 이때 조정에서는 우리 군대만으로 진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청나라에 군대를 요청하여 수습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로써 농민봉기는 수습되었지만, 일본이 톈진조약(天津條約·1885년)에 근거하여 우리나라에 군대를 파견하게 됨으로써 청(淸)·일(日) 두 나라가 군대를 철수하지 않고 우리 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이것이 청일전쟁(淸日戰爭·1894.7.25∼1895.4.17)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는 청·일 두 나라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일본의 침략 야욕은 이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1894년 7월 23일, 경복궁을 침범하는 갑오변란(甲午變亂)을 일으키고, 우리 조정에 압력을 가하여 친일(親日) 성향의 김홍집을 영의정으로 하는 내각을 출범시켜 내정개혁을 추진하였습니다. 또, 1895년(고종 32년) 10월 8일에는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가 지휘하는 일본군이 명성황후(明成皇后)를 참살하는 어처구니없는 일(‘乙未事變’)을 벌였습니다.

다음 단계는 경제 수탈이었습니다. 일본은 을미사변과 청일전쟁을 거치면서 조선 침략을 위한 발걸음을 거침없이 빠르게 옮겨놓았으며, 이와 병행하여 경제 수탈을 위한 일본 자본가들을 조선에 진출토록 획책하였습니다. 1904년(고종 41년) 2월 23일, 일본은 한일의정서(韓日議定書)를 강제로 체결하고 조선에 대한 내정간섭(內政干涉)을 시작하면서, 토지의 수용 및 강점을 자의로 자행하였습니다. 그리고 1905년(고종 42년) 11월 17일 을사조약(乙巳條約)을 강제로 체결한 후 조선에 통감부(統監府)를 설치하고 일본인들의 토지 투자를 촉진하면서, 우리나라의 민족자본을 하나하나 수탈하였습니다. 특히 1909년(순종 3년) 1월에 동양척식주식회사(東洋拓殖株式會社)를 설립하여 조선의 토지를 한 뼘 한 뼘 잠식해 나갔습니다.

1913년 3월, 일본 메이지(明治)대 전문부를 졸업하고 귀국한 고당 조만식은 ‘경술국치(庚戌國恥)의 설욕’을 다짐하면서 조국의 독립을 위한 길을 찾으셨습니다. 이때, 뒷날 3·1 독립운동의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사람인 남강(南岡) 이승훈(李昇薰·1864∼1930)이 1907년(순종 1년) 12월 24일 평안북도 정주(定州)에 설립한 민족교육의 요람인 오산학교(五山學校)의 부름을 받고, 몸소 교육구국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이때가 1913년 4월이었습니다.

권용우(단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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