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0㎞ DMZ ‘한반도판 베를린 장벽’ 문산·적성·철원·고성 4곳서 위성 최초 확인

북한이 지난해부터 건설 중인 약 10km의 ‘한반도판 베를린 장벽’ 위성사진이 14일 처음 공개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들은 설명과 유럽의 위성업체로부터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비무장지대(NLL) 내 4개의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각 지역별 약 2.5km 길이의 대(對)전차방벽을 건설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건설한 대전차방벽의 세부 설치 지역과 총길이 등 구체적인 실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의원은 “현재까지 건설된 대전차방벽을 모두 이으면 약 10km 길이이며, 방벽이 구축된 지역은 경기도 문산·적성, 강원도 철원·고성의 각 북쪽 지점으로 6·25전쟁 당시 북한의 남침로였던 파주-문산 축선 및 고성(동해안) 축선과 일치한다.

유럽의 위성업체인 ‘아이스아이’의 20cm급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으로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군사분계선 주변으로 선명한 흰색 줄을 확인할 수 있다”며 “마치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한반도판 베를린 장벽…을 연상케 한다”고 밝혔다.

대전차방벽은 높이 약 4~5m이며, 남쪽 면은 콘크리트 벽 형태로 그 폭은 약 2m이다. 이 콘크리트 벽 뒤로는 흙을 두텁게 쌓아 벽을 지지하고 있는 형태다. 합참과 유 의원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더 이상 대전차방벽 구축 작업을 실시하지 않고 있고, 방벽 주변으로 원활한 시야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불모지 조성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 의원은 “북한의 대전차방벽은 그들이 내세우는 ‘두 국가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구조물이며, 이를 자신들의 내부 정치에 적극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유사시 방벽은 우리 군이 회피기동 하거나 폭파를 하는 방법으로 극복해야 군사적 장애물에 해당하는 만큼 우리 작전계획상에 적극 반영하는 등 군사적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