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경제성장 메커니즘을 연구한 조엘 모키어, 피터 하윗, 필리프 아기옹 3명의 미국·프랑스 학자에게 돌아갔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대전환 시대에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모키어 교수는 과학적 발견과 그 응용 기술이 어떻게 지속 성장을 이끄는지 규명했고, 하윗·아기옹 교수는 기업들이 신제품을 만드는 방식과 이로 인해 기존 기업들이 밀려나는 ‘창조적 파괴’를 수학적 모델로 구축했다.

한국 경제는 올해 성장전망치가 0.9%인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70세 이상의 고령층이 20대보다 많은 초(超)고령화사회다. 이미 고도성장은 끝났고 혁신주도성장 시대를 열어갈 수밖에 없다. 올해 노벨상이 던지는 “기술 혁신과 창조적 파괴가 지속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메시지가 무겁게 다가온다. 결국 첨단 기술과 기업 혁신만이 재도약의 해법이다. “사회가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 있고 변화와 혁신을 허용하는 환경도 중요하다”는 수상자 3명의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현 정부가 ‘진짜 성장’을 공약했지만,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하고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게 현실이다. 반기업정책과 입법도 심각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창조적 파괴를 유지하지 않으면 세계는 다시 정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장의 본질은 혁신이며, 혁신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완성된다는 당위를 되새길 때다. ‘호텔경제학’이나 ‘쿠폰주도성장’ 같은 얼치기 주장이 횡행한다는 점에서, 노벨 경제학상의 메시지가 더욱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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