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선출직 투자 방지법 논의 본격화
1억6000만 달러 주식 투자 펠로시 부부 등
정치권 내부정보 활용 투자 의혹 불식될 지 주목
미국 의회에서 정치권의 선출직 지도자들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주식 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 추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미 의회에서는 낸시 펠로시(민주당) 전 하원의장처럼 수 억원 달러의 자산가들이 증시 랠리 속에서 직접 투자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는데, 이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은 정치인들이 기업 내부 정보 혹은 정책적 추진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미 연방 상원의회 등에 따르면 상원 국토안보 및 정무위원회(Committee on Homeland Security and Governmental Affairs)는 최근 조쉬 홀리(공화당) 상원의원이 올해 초에 제안한 ‘선출직 지도자의 증권 및 투자 소유 방지법’, 이른바 ‘펠로시(PELOSI)법’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 법은 연방의회 의원과 그 직계 가족이 개별 주식을 소유하거나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연방 의원들이 기업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이를 실제 주식 거래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 등에서 비롯됐다. 지금까지 상·하원의원들과 그 가족들의 주식거래에 대해 언론 및 감시단체들에서 “잠재적 이해 상충이 존재하고 ,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논란의 중심에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있다. 낸시 팰로시 전 하원의장의 경우 남편 폴 펠로시가 미 증시에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미 의원들의 주식 거래 등을 추적하는 플랫폼 ‘ 퀴버 콴티테이티브(Quiver Quantitative)’에 따르면 낸시 팰로시 전 하원의장의 순자산은 2억7130만 달러로, 이중 1억6421만 달러 가량이 주식거래에 투자돼 있다. 공식적으로 낸시 팰로시 전 의장은 거래에 관여하지 않지만, 남편이 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폴 팰로시는 엔비디아, 아마존 등 주로 미 빅테크(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등)에 투자를 해서 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폴 펠로시의 거래를 모방한 투자 수익은 700%에 달했고, 같은 기간 동안 S&P 500은 약 230% 상승했다. 올해 초에도 나스닥에 상장된 템퍼스(Tempus) AI에 대해 투자해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 덕분에 시장에서는 펠로시 부부의 투자에 주목하기도 한다. 일례로 템퍼스 AI 거래가 공개된 후 주가가 크게 급등했는데, 시장에서는 이는 ‘펠로시 효과’라고 부를 정도다.
이처럼 펠로시 부부 이외에도 의원 및 그 일가들의 주식 투자에 대해선 의혹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시기인 2020년 5월 리처드 버 전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의 경우 바이러스 확산 관련 기밀 브리핑 이후 보유주식을 매도해 내부자 거래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또 최근에도 일부 의원들은 정부 기관과 협력하는 회사인 팔란티어(Palantir)의 주식을 매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미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 투자 행태에 대해 국민들이나 시장 전문가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펠로시법의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이 연방의원들의 개별 종목 주식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최근 목소리를 높였지만, 미 의회에선 이같은 법안이 지난 2020년 이후 10건 이상이 발의돼도 통과시키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박정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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