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 기업 지배구조 변화 이목
네이버가 자회사 최종 합병하면
송치형 보유지분, 이해진 넘어서
네이버가 두나무와 합병 소식을 발표하면서 향후 거버넌스(지배구조) 변화에 시장과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산가치가 더 큰 두나무가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로 편입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새로운 네이버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서로 주식을 맞바꾸며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되는 방식이다. 시장에선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네이버파이낸셜의 약 3배 수준인 15조 원가량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이 비율을 적용하면 두나무 주주들이 주식 한 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3주를 받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성사 시 지분을 추산해보면 두나무 지분 약 25.5%를 보유한 송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9.13%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된다.
시장에선 향후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과 최종적으로 합병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송 회장은 네이버 지분 6.93%를 확보해 개인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반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합병 과정에서 전체 주식 수가 되레 늘어나면서 현재 보유 중인 3.73%의 지분이 2.72%로 줄게 된다. 현재 두나무 지분 13.11%를 보유하고 있는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도 네이버 지분 3.56%를 확보하게 돼 이 의장을 앞지르게 된다. 송 회장과 김 부회장의 합산 지분이 10%를 넘게 될 수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와 두나무 간의 딜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이 의장이 지배주주와 경영자로서의 지위를 송 회장에게 모두 넘기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장이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이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혀온 만큼 그간 네이버의 경영 승계 문제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큰 관심사 중 하나로 꼽혔다. 이 의장과 송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선후배 사이로 상호 간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은 두 사람이 네이버 공동경영 체제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확산하면서 검색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쇼핑·커머스 분야를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을 갖춘 쿠팡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고전하고 있다. 향후 송 회장이 네이버를 이끌게 되면 중심 비즈니스를 검색·쇼핑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가상 자산 등 디지털 금융의 선두 주자로 거듭나는 대전환을 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성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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