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현장 국감서 여야 충돌

 

이재명 선거법 재판관 검토자료 제출

민주당 주도 안건채택과정 고성

일선 판사들 “울분 터지고 참담”

조국 ‘조희대 탄핵안’ 17일 공개

항의하는 국힘

항의하는 국힘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에 대한 ‘현장검증’ 국정감사에서 추미애(오른쪽 뒷모습) 법사위원장이 추가 서류 제출 요구건을 의결하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5일 대법원에서 사상 초유의 대법원 현장 검증과 이를 위한 현장 국정감사를 강행하면서 여야가 13일에 이어 또다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의 증인출석 요구에 불응한 가운데 조국혁신당은 오는 17일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혀 범여권의 ‘사법부 흔들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법사위 현장 국감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재판관 및 재판연구관의 전산 로그 등 기록 열람·검토 자료 등을 요구하는 안건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주고받았다.

법사위는 이날 민주당 주도로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재판관들의 기록 접근 이력과 재판연구관 검토 및 보고 관련 기록 등에 대한 서류제출 요구 안건을 의사일정으로 추가해 채택했다. 야당 의원들은 “입법 권력을 빙자한 폭동”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여당 의원들은 “내란 동조세력인 국민의힘은 헌법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며 반박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유죄 취지 파기환송 이후 사건은 재판중지가 돼 있는 엄연히 진행 중인 재판인데 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요구안을) 만들어온 것 아닌가”라며 “명백하게 국감 범위를 벗어나 위법적인 서류제출 목록”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선출된 권력이라고 아무거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재판에 관여할 수 없다”며 “이 대통령을 끝끝내 무죄 만들려고 조희대 압박하고 탄핵시켜 마음 맞는 사법부 만들려는 것 아니냐”며 “입법권력을 빙자한 폭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권 성향의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대법원이 대선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라며 “여기에 대해 국회의원이 정확하게 밝혀주기를 요구하는데 악다구니로 반대하는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개별 사건의 절차·결론에 대해 대법원장이 이토록 적극 개입한 전례가 있나”라며 “누가 이런 사법 불신 사태를 일으키고 있는지, 사상 초유의 이례적이고 무리한 절차 진행이 가져온 사태를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일선 판사들은 국회 감사권은 헌법상 인정한다면서도 사법부 최고 기구인 대법원을 직접 현장 검증하는 것은 재판 독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한 수도권 부장판사는 “대법원 결정에 관한 로그 기록을 국회가 들여다보게 된다면 이제 다른 일반 재판들도 다 보겠다고 할 것”이라며 “초유의 사태를 바라보는 일선 판사들은 참담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고위 법관 출신 한 변호사도 “울분 터져 죽겠다면서 연락 오는 후배 판사들이 많다”며 “민주당이 다수당이라고 헌법을 위반해 가며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하는데 역사가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위법과 위헌을 운운하며 입을 닫았다. 오만한 권력의 모습 그 자체”라며 “주권자에 의해 결정돼야 할 대통령 선거를 바꾸려 했다. 의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 이재희 기자
이후민
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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